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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2화

하지만 두 사람을 멈출 줄 모르고 계속해서 서로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 덕에 주변은 온통 쑥대밭이 되었으나, 그 누구도 감히 끼어들어 말릴 용기를 내지 못했다.

인간의 경지를 넘은 무공의 위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이들에겐 칼과 총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사람들은 둘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을 수조차 없었다. 그저 불과 번개가 이리저리 부딪는 듯한 모습만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잠시 후, 한참 서로 공격을 퍼붓던 둘이 떨어졌다.

“하하, 아주 통쾌하군!”

염구준은 이 상황이 너무 즐거웠다. 눈은 온통 투지로 불타고 있었다.

“훅, 훅!”

반면 크리스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자신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 처음에 자신만만했던 모습 따위 완전히 없어졌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예전에 패배했던 쓰라린 기억이 다시 트라우마처럼 되살아났다.

“다시 간다!”

염구준은 공격을 재기했다. 하지만 그 속도와 위력은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상태였다.

그의 주먹이 휘둘러질 때마다 강력한 돌풍과 함께 불길이 일어났다. 크리스는 이 이상 염구준을 상대하다가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전투의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당장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나약한 생각 때문인지, 그는 결국 허점을 보였고 염구준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주먹이 번쩍하고 크리스의 등을 강타했다.

“악!”

그는 제대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고수들의 대결은 정말 한순간이었다. 단 한 번의 방심이 죽음을 불러왔다. 그렇게 한시대를 누비던 용병왕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바스라졌다.

“흑풍 존주, 빨리 도와주지 않고 뭐해!”

상황이 점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을 눈치챈 나명관이 외쳤다. 하지만 아무리 지나도 흑풍 존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비로서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계략에 빠져 놀아났음을 깨달았다.

그는 완전히 버려진 것이다.

염구준이 나타난 이상 흑풍 존주가 모습을 드러낼 리 없었다. 오금이 저릴 정도로 두려움이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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