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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공격이 휘몰아쳤고, 엘 가문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의 실력이 너무 앞도적이었다.

“앨리스, 넌 나랑 좀 가야겠어.”

크리스가 갑자기 앨리스 뒤에 나타나더니, 거친 손을 뻗었다. 적을 제압하려면 우선 그들의 우두머리부터 잡아야 한다. 과연 전투 경험이 풍부한 용병왕 다운 판단이었다.

“조심해요!”

하지만 이때 옆에 있던 청용이 크리스를 향해 주먹을 내지르며 저지했다.

크리스는 당황하는 기색이 없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공격을 맞받아쳤다.

쾅하고 단단한 것끼리 부딪히는 굉음이 울려퍼지며 주변에 흙먼지를 일으켰다.

청용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앨리스를 한손으로 들어 고성 안으로 들어섰다.

“욱!”

한쪽으로 사람을 보호하랴, 한쪽으로 공격을 막으랴, 청용은 결국 데미지를 입고 말았다. 결국 그녀는 울컥하고 속에서부터 치밀어 오른 피를 밖으로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부러진 팔, 청용은 남은 손으로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크리스를 노려보았다. 과연 용병왕답게 크리스의 실력은 대단했다.

“빨리 문 닫거라!”

앨리스가 불리해진 상황을 빠르게 눈치채곤 사람들에게 서둘러 명령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용없었다. 문이 닫히는 것보다 크리스의 행동이 더 빨랐기 때문이다.

초강자가 한 명만 있더라도 전투의 판세가 얼마나 크게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크리스가 닫히던 문을 쾅 하고 주먹으로 내리치며 다시 활짝 열리게 했다.

망했다! 거의 모두가 최악을 생각하며 절망하던 순간이었다.

“멈추지 마! 계속 공격해!”

앨리스가 포기하지 않고 외쳤다. 다양한 무기들이 크리스를 향해 쏘아졌지만, 결국 소용없었다. 사람들은 좀 전보다 더 깊은 절망에 빠졌다. 어디에도 도망칠 곳이 보이지 않았고 패배가 거의 확정된 듯했다.

“죽어라!”

크리스가 앨리스를 향해 분노 어린 목소리로 돌진했다. 정말 답 없는 상황이었다. 앨리스는 죽음을 각오한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길지는 않았지만, 나름 괜찮았던 삶, 주마등이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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