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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바닥에 싸늘하게 굴러떨어진 머리와, 머리도 없이 축 늘어진 진혜린의 시체를 보더니 서재원은 그만 똥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잔뜩 혼비백산한 그가 울음을 터뜨렸다.

"염, 염... 어르신."

가슴이 찢어질 듯 울부짖던 그가 번뜩 정신을 차리고 미친 듯이 진혜린의 머리 없는 시체에 달려들어 주먹과 발길질을 해댔다.

"다 이 여자 탓이야. 당신 딸이 개한테 물렸다는 말도 이 여자한테서 들은 거라고. 나랑은 아무 상관 없어. 나를 먼저 유혹한 것도 저년이야. 제발 살려줘... 내가 다 잘못했어. 내가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게."

서재원은 무릎을 털썩 꿇고 엉엉 울며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다.

쿵쿵- 열몇 번 바닥에 머리를 찧었더니 이마가 터져 피가 주르륵 흘러냈다. 진혜린의 피와 섞여 사방에 핏물이 툭툭 튀었다.

진혜린의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염구준이 재빨리 손가을의 눈을 가렸었다.

주작에게 눈짓한 그가 바닥에 있는 핏자국과 진혜린의 시체를 치우라고 지시했다.

파티홀은 언제 끔찍한 일이 벌어졌냐는 듯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바닥에 꿇어앉은 서재원을 내려다보며 염구준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살려 줄 수는 있으나,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할 거야.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절을 하며 용서를 빌어. 한 번이라도 모자라면 바로 네놈을 죽여버릴 거다."

시체를 치우고 돌아온 주작이 다시금 장검을 빼 들었다. 그의 목에 정확하게 겨눠진 칼날은 서릿발처럼 차가웠다.

자기 목숨 귀한 줄 아는 서재원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어느덧 시계가 정확히 12시 정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랜드 센트럴 호텔 정문 밖, 전체 호텔 직원들의 우렁찬 함성이 들려왔다.

"귀빈 여러분,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밀물처럼 거침없이 몰려들었다.

눈으로는 도저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화사한 연회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그들은 홀에 들어서기도 전에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어린 희주를 향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희주 아가씨, 네 번째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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