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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그 사람이 미쳤을 리 없지. 처음엔 나도 긴가민가 했지만, 역시나 연기였네. 계속 그대로 있었으면 내버려두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군.”

그처럼 굳건한 의지를 갖은 사람이 겨우 이런 일로 미쳐버렸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말이 안 됐다. 집사도 나정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부터 이상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모든 것이 파악되자, 집사는 도리어 마음이 평온해졌다. 나명관은 결국 자신의 의지로 이곳을 도망친 것이니, 다치진 않았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냥 거기에 있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나정한이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그의 손엔 어느새 부러진 펜이 들려 있었다.

그렇게 통화가 마무리되고 집사는 쓴 웃음을 지었다. 분명 나명관은 그를 엄청 증오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님, 여기 서류에 서명이 필요합니다.”

노크소리와 함께 비서가 서류를 든 채 사무실로 들어왔다.

나정한은 고개를 끄덕이다 미간을 찌푸렸다. 손에 들고 있던 펜은 부러져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펜 하나 줘봐.”

그가 힘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이 매우 복잡했다. 나정한의 상태를 눈치챈 비서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대표님, 무슨 일 있으셨어요?”

이 질문에 나정한의 얼굴이 잠시 굳었지만, 곧 다시 표정을 풀고 답했다.

“어젯밤에 그 사람이 머물고 있는 별장에 누가 다녀갔는지 조사해줘. 누군가의 도움 없이 도망칠 수 없었을 텐데, 없어졌어.”

나정한이 서류에 사인을 하며 비서에게 명령했다. 비서는 단번에 그 사람이 누굴 뜻하는지 알아차렸다.

“뭐라고요? 그 분이 도망쳤다고요? 도대체 어떻게?”

나명관이 도망쳤다니, 비서는 크게 놀랐다.

“왜 두려워? 설마 널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그 모습에 나정한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전주님께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비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되물었다.

“아니, 일단 조사해 보고 다시 얘기하자.”

나정한이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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