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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앨리스는 옆에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것으로 절 엘 가문과 완전히 묶어버리려는 거군요. 참으로 대단합니다.”

이 말과 함께 염구준이 정색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은 마음으로 나온 자리인데, 이런 방식으로 절 엮으러 할 줄은 몰랐네요.”

엘 가문의 지분은 그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염구준은 자신의 호의를 이용하려 드는 사람을 가장 혐오했다.

“진정하세요. 이건 당신을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염구준의 화난 모습에도 노인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침착하게 말했다.

“앞으로 제가 이 가문을 지킬 날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가주님은 좋은 사람이지만, 아직 좋은 가주가 되기엔 부족해요. 마음이 너무 여려 도와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노인이 웃으며 자신의 건강 검진 보고서를 테이블 위로 내밀었다.

“이건 지난달 검사한 결과입니다. 의사가 저에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확실하게 가주님을 지켜줄 분이 필요합니다.”

보고서 위에 간암 말기라는 글자가 빨간 줄로 적혀 있었다.

“어르신, 왜 이제야 말씀하시는 겁니까!”

보고를 본 앨리스가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 가문에서 그녀에게 조언을 해줄 사람은 이 노인밖에 없었다. 노인은 방계 족장의 대표였고, 모두가 따르는 가문의 어른이었다. 그가 없어지면, 다른 족장들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슬퍼할 거 없어요. 언젠가 올 날이었고, 다행히 미리 알아 이렇게 준비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노인이 웃으며 앨리스를 달랬다. 그런 다음 다시 염구준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전주님, 가주님은 원래부터 당신 사람이었잖아요. 앞으로도 당신 사람일 테니, 나쁜 거래는 아닐 겁니다. 부디 끝까지 책임져 주세요.”

노인이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생명의 마지막 끝까지 오직 엘 가문만 생각하는 노인의 모습에 염구준의 마음도 움직였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전주님.”

염구준이 동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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