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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청용은 내키지 않았지만, 티 내지 않고 최대한 덤덤히 염구준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넌 잘 할 거야. 사람은 때때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해. 너만큼 이 일에 적합한 사람은 없어. 내가 원하는 건 앨리스 씨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이 아닌, 그녀가 훌륭한 가문의 수장으로서 성장하는 거야.”

염구준의 말을 들은 청용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야 그의 의도가 이해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아무리 내키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에게 거절한 명분은 없었다.

“내일 저녁 식사 자리에 같이 가자. 대신 돌아올 때는 나 혼자 돌아오고, 넌 거기에 남아.”

“알겠습니다.”

청용의 대답을 들은 염구준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저녁, 염구준은 청용과 함께 앨리스 집 앞에 도착했다.

“이따가 들어가면 최대한 말 아껴.”

혹시라도 말 실수할까 걱정되었던 염구준이 청용에게 신신당부했다.

그 말에 청용이 눈썹을 찡그리며 살짝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도대체 자신은 염구준 눈에 어떤 존재로 비쳐지는 것일까? 그녀는 그의 걱정이 이해되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약속대로 정말 앨리스과 나이 많은 족장 한 명만이 자리해 있었다.

“전주님, 오셨네요. 어서 앉으세요.”

염구준이 오자, 앨리스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를 메인 자리로 안내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오늘 손님으로 온 것뿐이니, 족장님이 거기에 앉으세요.”

염구준이 손을 흔들며 오히려 앨리스에게 그 자리를 양보했다. 그런 다음 자신은 대충 아무 자리에나 앉았다.

그가 이렇게 나오자, 앨리스는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착석했다. 하지만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노인은 다시 한번 염구준의 태도에 만족스러운 눈빛을 띄었다.

“전주님, 오늘 이 자리에 당신을 초대한 것은 이번에 엘 가문을 도와주신 것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함입니다.”

그 말과 함께 노인은 술을 염구준 컵에 따랐다. 그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들었다.

“별일 아니었어요. 앨리스 씨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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