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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손중천은 화들짝 놀라며 아들의 손을 잡고 물었다.

“그만! 무슨 일인지 똑바로 설명해!”

말은 그렇게 해도 벌써 불길한 예감부터 들었다.

손태진이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그룹에 큰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아버지, 용운그룹과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손가을이 중간에서 가로챘어요!”

손태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감싸며 손 회장의 눈길을 피했다. 과거에 그는 다른 사람을 짓밟을 줄만 알았지 이렇게 누구한테 짓밟힌 적은 처음이었다!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뭐라고?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손중천이 흠칫하며 추궁하듯 물었다.

분명히 손영에서 추진하던 프로젝트를 손가을 혼자 힘으로 어떻게 가로챈단 말인가!

“저도 오늘에야 알았어요. 계약서에 손을 썼어요. 계약서에 손가을 혼자의 사인밖에 없어요! 이 프로젝트는 이미 그룹의 것이 아니에요!”

손태진은 가슴을 부여잡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주절주절 떠들었다.

“우리가 그룹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부었더니 손가을을 위한 밥상이었어요. 파렴치한 년!”

손중천은 그 말을 듣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찻잔을 내던졌다.

“이런 천하에 후레자식!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가문에 저런 늑대 새끼가 태어났을고!”

그는 테이블을 쾅쾅 두드리며 손태진에게 물었다.

“손태석 어디 있어? 딸이 이런 짓을 할 때까지 걔는 뭐했대?”

“아비라는 자가 몰랐을 리 있겠어요? 태석이가 시켰을 수도 있죠! 태석이 걔 정말 무서운 애예요. 우리가 걔를 잘못 본 거예요!”

손중천은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손태진은 다급히 다가가서 그를 부축해 소파로 데려가고 어깨를 주물러 주며 말했다.

“아버지, 나이도 있으신데 너무 화내지 마세요. 이러다가 화병 나겠어요!”

손중천은 씩씩거리며 좀처럼 분을 삭이지 못했다. 손태석이 이런 사고를 칠 줄 알았다면 애초에 살려두는 게 아니었다.

‘그래! 자기네는 조그만 집에서 힘들게 사는데 나랑 태석이만 부유하게 살았으니 질투 날만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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