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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아무리 대단한 남자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부드러워지기 마련이다.

문을 나설 때, 배준우는 고은영이 혹여 찬바람이라도 맞을까 걱정스러웠다. 모두 출산한 여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 너무 갑작스럽게 출산하는 바람에 그들은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 순간 배준우는 자신의 외투로 고은영을 감싸서 그 작은 머리까지 폭 덮어버렸다.

하지만 고은영의 키 때문에 그의 외투로는 그녀를 전부 감쌀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차에 있는 담요를 가져오게 해서 고은영을 감싸고 차에 올랐다.

차에 오를 때, 고은영은 자기 자신을 안고 있는 배준우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것을 발견했다.

“저 많이 무겁죠?”

“키가 있으니 아무리 날씬해도 가볍지는 않지.”

배준우가 말했다.

이는 사실이었다.

고은영의 키는 거의 170cm로 보였기에 아무리 말라도 50kg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배준우는 그런 뼈만 남은 앙상한 몸매보다 고은영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좋아했다.

한편,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진정훈은 뭐라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출산했으니 적어도 병원에 3일은 있겠거니 여겼던 진정훈의 생각과는 달리 돌아와 보니 고은영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병실도 깔끔하게 청소되어 먼지 한 점 없이 깨끗했다. 머리카락은 말할 것도 없었고 말이다.

“여기 있던 사람은 어디 갔나요?”

그는 서둘러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 간호사가 병실 번호를 보더니 말했다.

“이 산모분 퇴원했어요.”

“퇴원이요? 방금 아이를 낳았는데 퇴원이라뇨?!”

진정훈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배준우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아이 낳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퇴원을 시켜? 병원비가 부족했나?’

진정훈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여기에 와서 고은영이 자신의 여동생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했던 목적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배준우가 이렇게 빨리 그녀를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생각하니 진정훈은 그녀가 학대를 당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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