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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안지영도 웃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그 정도로 어리석은 걸 생각하면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배준우는 라 집사에게 고은영을 란완리조트로 데려가라고 했다.

라 집사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춘 병원이라 해도 제한이 있기는 마련이니 말이다.

란완리조트 쪽은 의료팀이든 의료 장비든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점심때 고은영에게 음식을 먹이고 나서, 라 집사는 차를 준비해서 데려가려고 했다.

안지영도 따라가고 싶었지만, 병원에서 출발도 하기 전에 회사에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갈 수 없었다.

“은영아, 나 지금 회사에 가야 해. 저녁에 다시 올게.”

겨우 안지영이 떠난다는 생각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저녁에 또 온다는 말에 배준우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떠나기 전에, 안지영은 무언가 생각난 듯 고은영에게 말했다.

“맞다, 너한테 2천만 원 송금했어. 먹고 싶은 거, 마시고 싶은 거 다 사 먹어.”

이 말에 배준우는 더욱 화가 났다.

‘장선명은 대체 뭐 하는 거야? 자기 여자 하나 관리하지 못하고. 내 여자한테 왜 자기가 돈을 줘?’

배준우가 어두운 얼굴로 서 있었지만, 안지영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급히 떠났다.

곧 고은영의 핸드폰에 송금을 받았다는 알림이 울렸다.

그러자 배준우는 고은영을 안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더니 참고 참다 결국 말했다.

“그 돈 돌려줘.”

“...”

고은영은 애초에 안지영의 돈을 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조금 전 하도 급히 떠나는 바람에 미처 말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설마 또 화가 난 거야?’

그때, 배준우가 다시 물었다.

“알아들었어?”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준우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여전히 고은영은 묵묵부답이었고 배준우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올랐다.

이윽고 그가 고개를 숙여보니 고은영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자신을 보고 있는 게 보였다.

배준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왜 그래?”

‘왜 또 울려고 하는 거야!’

고은영의 빨개진 작은 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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