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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갑작스러운 협박에 강유리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었다.

“얼른 가봐. 너랑 나 중에 누가 먼저 망하게 될지 두고 보면 알겠지.”

현재 육경서는 유강 엔터의 간판이자 유일하게 내놓을만한 연예인.

성신영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육경서를 끌어내리려 한다?

그녀가 가만히 있는다 해도 회사 이사들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이때, 책상 위에 올려둔 휴대폰이 진동하더니 메시지가 연속 몇 개 도착했다.

‘임천강?’

발신인을 확인한 강유리가 성신영을 힐끗 바라보았다.

임천강이 먼저 연락을 해온 건 눈치도 채지 못한 채 그저 육경서가 그녀와 사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점에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아빠가 유강그룹을 얼마나 성장시켰는지 이제 알겠지? 그러니까 그 사진들 어서 지워! 안 그럼 아빠한테 당장 얘기할 거야! 언니가 유강그룹 돈은 단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하게 할 거라고.”

“마음대로 해.”

시큰둥하게 대답한 강유리가 메시지를 클릭했다.

[육경서랑 전속 계약 맺었다면서?]

[육경서는 로열 엔터 소속 아니었어? 계약 기간도 남았는데 갑자기 왜 소속사를 옮긴 건데?]

[강유리, 너 도대체 나한테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지금 시간 있어? 실크썬에서 기다리고 있어. 우리 얘기 좀 하자]

연속으로 몇 개나 보낸 메시지에서 임천강의 다급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벌써 이러면 어떡해...]

귓가에는 여전히 떽떽거리는 성신영의 목소리가 울렸지만 강유리는 신경 쓰지 않고 메시지를 전송했다.

[실크썬 문앞에 둔 장미꽃 예쁘더라.]

“강유리, 너 내 말 듣고 있는 거 맞아?”

한참을 혼자 떠들던 성신영이 강유리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지만 강유리는 민첩하게 휴대폰을 돌려 공격을 피했다.

“아니. 다시 한번 얘기해 줄래?”

“뭐?”

성신영의 커다란 눈이 강유리를 죽어라 노려보고 있었다.

‘강유리...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변한 거야. 무슨 말을 해도 아무 반응도 안 해주니까 나만 바보 된 거 같잖아.’

주먹을 꽉 쥔 성신영의 눈동자에는 증오와 경멸이 가득 담겨있었다.

“넌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3년 전에 아빠가 왜 네 말을 안 믿었는지 알아?”

3년 전 일을 언급하니 강유리의 얼굴도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아빠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너에 대한 그 소문들 전부 다 내가 낸 거라는 거. 그런데도 아빠는 널 버리는 걸 선택했다고.”

팔짱을 낀 성신영이 도발을 이어갔다.

“이번 기회에 똑똑히 알아두길 바랄게. 아빠가 사랑하는 딸은 나뿐이야. 날 위해 모든 걸 다 해줄 수 있을만큼. 우리 집안에서 콩고물이라도 얻어먹고 싶으면 앞으로 내 앞에선 기는 게 좋을 거야.”

“그딴 집구석에 누가 붙어있고 싶대?”

“그렇게 싫은데 왜 굳이 돌아왔는데! 이제 유강그룹의 모든 건 아빠 거야! 죽을 날만 받아놓고 있는 그 영감탱이만 죽으면 정말 다 끝이라고. 네가 언제까지 부잣집 아가씨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아?”

“...”

3년간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말들을 들으니 여전히 숨히 턱 막혀왔다.

특히 외할아버지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저들의 추잡한 마음이 괘씸했다.

술기운이 올라서일까?

평소라면 또 피식 웃고 넘겼을지도 모르는 말이었지만 이상하게 가슴속에서 천불이 일기 시작했다.

성신영과 다시 제대로 싸워보려던 그때, 룸 문이 벌컥 열렸다.

나타난 사람은 바로 임천강.

멋지게 차려입은 채 장미 꽃다발과 함께 나타난 그는 강유리를 향해 직진했다.

“유강엔터 물려받았다면서.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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