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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다행이고.”

차가 빠르게 달려 빌라에 도착했을 때 불길은 놀랄 정도로 매우 거셌다.

강유리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재빨리 차에서 내려 본능적으로 앞으로 달려가려는데 육시준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조금만 더 기다려.”

강유리는 한시도 지체할 수가 없었다.

“더 기다렸다간 누구 하나 죽어 나가겠어. 이게 지금 괜찮은 거로 보여?”

육시준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경적이 들리더니 점점 가까워졌다. 곧이어 낯익은 차 한 대가 눈앞에 나타났다.

육시준은 고개를 돌려 다가오는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입을 열었다.

“문 열어.”

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재빨리 다가갔다.

강유리는 그가 확신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시름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사람 목숨으로 장난칠 수도 없었고 릴리도 걱정되어 다급한 마음에 경호원과 함께 문을 부쉈다.

...

방 안의 릴리는 처음에 경호원과 대치하면서 어떻게 탈출할까 계속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가 밖에 인기척이 들려오자 성신영이 고소해하며 말했다.

“왔네! 네 언니가 널 구하러 왔나 봐. 그런데 아쉬워서 어쩌나? 마당에 다른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몰라서. 이곳은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어...”

릴리는 온몸을 파르르 떨었고 두 눈에 살기도 스쳤다.

“그럼 당신 소원대로 다 같이 죽죠, 뭐.”

미친 듯이 웃던 성신영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기도 전에 무릎이 찌릿했다.

“으악!”

성신영은 비명을 지르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은 순간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더니 의자를 들고 그녀의 다른 한쪽 멀쩡한 다리를 힘껏 내리쳤다.

“으악!”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성신영은 바닥에 움츠러들었다.

고우신은 릴리의 민첩하고 잔인한 움직임을 보고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 말릴 틈도 없이 릴리는 티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녹이 슨 과일칼을 들고 경호원을 향해 달려갔다.

맨 앞에 서 있던 두 경호원은 릴리의 모습을 보고도 한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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