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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릴리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완전히 낯선 얼굴이었는데 정말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들을 납치했을 때도 이 사람은 이곳에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어리둥절한 건 그녀뿐만이 아니라 목을 움켜쥔 경호원도 멍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경호원은 계속 공격하려 했다.

2대 1로 싸우는 건 누가 봐도 불공평했다. 옆에서 무뚝뚝하게 지켜만 보던 다른 경호원도 이 싸움에 끼어들었다.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돌아갔다. 방에 총 여섯 명의 경호원이 있었는데 지금 2대 2로 싸우고 있었고 나머지 두 명은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했다.

릴리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구경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들 대체 누구 편이야?”

“우린 릴리 씨의 안전만 책임지면 됩니다. 보스께서 릴리 씨가 우릴 때리지 않는 이상 가만히 있으라고 하셨거든요.”

‘어쩐지... 이러니까 아까 가만히 있었지.’

릴리는 손잡이가 끊어진 과일칼을 던지고 저릿한 손목을 어루만졌다.

“그럼 날 공격한 저 둘은 뭐야?”

그러자 상대가 대답했다.

“성신영 씨가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보스께서 이 연기가 실감 나려면 저 사람들을 남겨야 한댔어요.”

“당신네 보스가 혹시 육시준이야?”

릴리는 그제야 조금 이해가 갔다.

“네.”

‘그런 거였구나. 언니가 형부한테 계획이 있다더니 정말로 있었어.’

하지만 이 계획이 너무도 진짜 같아서 조금 전 하마터면 상대와 같이 죽으려 할 뻔했다. 자기편이 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아까 그렇게 진지하게 싸우지도 않았을 텐데.

릴리가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교전 중이던 한 경호원이 자기 보스의 호감도를 사기 위해 한마디 했다.

“릴리 씨, 저의 보스는 육 회장님이 아니라 신하균이에요. 릴리 씨의 안전이 걱정돼서 저더러 따라가라고 했거든요.”

릴리는 할 말을 잃었다.

‘굳이 그렇게까지 확실하게 선을 그을 필요는 없는데. 그러니까 저 사람들은 다 연기라는 걸 알고 있었고 나만 진지했다 이거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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