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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갓길에 차를 세우고 톡을 확인해 보니 역시나 육경서에게서 메시지가 잔뜩 도착해 있었다.

[와, 파티에 형수님 전 남자친구랑 그 전 남자친구의 현 여자친구까지 왔어. 대박, 나 너무 재밌어, 어떡하지?]

[하, 저 자식 우리 형수님한테 아직 미련 남은 것 같은데? 그런데 자기 여친이 여기 온 건 몰랐나 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지]

전 남자친구와 전 남자친구의 현 여자친구?

육시준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미지를 클릭한다.

소파에 요염하게 기대어 있는 강유리, 하얀 손으로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은 사진으로 봐도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장미꽃다발을 든 채 멍하니 강유리를 바라보고 있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이글거리는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여자...

대충 상황 파악을 끝낸 육시준이 말했다.

“어느 경찰서인데?”

통화를 마치고 주소를 확인한 육시준은 바로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조용하지만 방금 전보다 훨씬 더 무거워진 분위기에 기사는 물론 임강준 역시 숨소리를 내는 것마저 조심스러워졌다.

조수석에 앉은 임강준이 몰래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역시나...

[얼마전 귀국한 재벌 2세, 이복동생과 삼각관계로 엮여?]

자극적인 타이틀의 기사가 우후죽순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이쿠, 대표님이 아시면 큰일나겠네.’

임강준은 바로 화면을 캡처하여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장 기사 내려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한편, 경찰서.

강유리에게 다가온 건 경찰이 아니라 임천강이었다.

어느새 옷매무새를 다시 깔끔하게 정리한 임천강이 강유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신영이는 검사 받으러 병원에 갔어. 난 뭐 대충 합의하기로 했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를 흘겨보던 강유리가 고개를 돌렸다.

“아버님, 어머님 두 분 모두 신영이한테로 가셨어. 보호자가 한 명이라도 와야 풀려날 텐데.”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한참을 침묵하던 임천강이 의자를 끌어와 그녀의 맞은 편에 털썩 주저앉았다.

“너랑 육경서 무슨 사이야? 그 남자가 왜 갑자기 네 일에 나서? 귀국하고 나서 알게 된 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아는 사이든, 언제부터 알게 됐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당연히 상관있지.”

임천강이 미간을 찌푸렸다.

‘하, 이것 봐라. 정말 날 도와서 스타인 엔터를 키우려는 건 줄 알았는데 히든카드는 숨겨두고 있었잖아?’

“그래,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 지금 유강엔터 수준으로 육경서를 매니지먼트할 수 있겠어? 멀쩡한 배우 앞길 망치지 말고 차라리 우리 회사로 넘겨. 육경서 전속 계약만 성공하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 모두 없던 걸로 쳐줄게.”

“하.”

이에 강유리가 헛웃음을 지었다.

“누구 마음대로 없던 일로 쳐. 피해받은 건 난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없던 일로 치네 마네 함부로 입을 놀려? 바람이나 피운 주제에.”

“강유리, 너 진짜 이렇게 나올 거야? 애초에 우리 둘이 사귈 때도 연예인 캐스팅 쪽은 네가 맡았었잖아. 그런데 육경서 같은 히든카드를 숨겨두고 있었다고? 지금 나 엿 먹인 거야?”

“그래? 내가 그렇게 중요한 일을 맡았었나? 그럼 스타인 엔터는 너랑 내가 공동 대표라고 봐도 되는 건가? 물론 지분도 내 몫은 있겠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자신의 이익을 건드리자 임천강의 눈이 커다래졌다.

“회사는 내 거야. 애초에 그렇게 얘기 끝냈잖아. 이제 와서 뭐 소유권 주장이라도 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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