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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그는 머릿속에 자연스레 한 사람이 떠올랐다.

하지만 '행사의 주인공'이라는 말이 그를 철저히 좌절시켰다.

그는 무서운 추측이 떠올랐다. 매니저가 릴리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놀라움이 드러났다.

"당신, 당신 언니가 혹시...!"

릴리는 순수하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로비 중앙에서 틀고 있는 동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 바로 저분이에요!"

이곳은 결혼식 상품 교환 센터답게 로비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는 강유리와 육시준의 결혼식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매니저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강유리가 우아하게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옅은 화장을 한 강유리의 얼굴은 도도하고 우아하며 기품이 있었다. 강유리는 이쪽으로 쳐다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초점도 없이 단순히 쳐다봤을 뿐이다.

하지만 매니저는 괜히 어깨를 움칠했다.

"이럴 수가! 사모님과 그의 여동생은 지금 모두 병원에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여기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시장 입구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 여인은 연두색 원피스를 입었고 몸매가 늘씬했다. 복장은 내추럴하면서도 우아했다.

강유리는 매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선글라스를 벗고 내부를 한 번 훑었다.

잔잔한 눈빛은 영상 속과 완벽히 일치했다.

매니저는 마치 날벼락에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서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하필이면 릴리가 옆에서 약을 올렸다.

"아직 안 믿기나요? 지금 왔잖아요. 언니, 이쪽이에요!"

릴리는 목소리를 조금 높여서 강유리를 불렀다.

강유리는 이쪽을 쳐다보고는 다가왔다.

"왜, 무슨 일 생겼어?"

"..."

이 말이 나오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매니저였다. 아부하는 웃음으로 재빨리 강유리를 맞이했다.

"사모님! 직접 이런 작은 매장에 와주셨는데 마중 나가지도 못했네요..."

과하게 열정적인 태도에 강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 그러고는 다시 릴리를 보았다.

릴리는 이런 매니저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릴리는 강유리의 뒤를 보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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