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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그러고 보니 정말이다.

신하균과 함께일 때면 릴리는 늘 수동적인 상태였다.

릴리가 무엇을 하든 신하균은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릴리가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신하균의 집에 머무는 하룻밤이 릴리는 왠지 자기가 민폐를 끼친 것으로 느껴졌다. 왠지 자기가 신하균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여 그의 생활을 어지럽힌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은 그가 마음대로 릴리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책임을 물어야할 사람이 신하균이라는 것을 릴리는 방금까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방금 신주리가 차 안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신주리는 자기 오빠의 행동에 놀랐고 믿기지 않아 하며 그를 지적했다.

릴리는 심지어 그 당시에 지적받아야 할 사람은 자기라고 생각했다.

신주리는 릴리가 자기 오빠와 가까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기 오빠에게 릴리에게 속지 말라고 주의까지 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일이 생겼을 때 신주리는 뜻밖에도 릴리의 편이었다...

릴리는 큰 눈을 깜빡이며 강유리를 쳐다보더니 입을 삐죽 내밀고 말했다.

"힝... 역시 언니들밖에 없어요! 남자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역시 언니들이 최고예요!"

"굳이 따지자면 신하균이 미덥지 않은 거지. 내 남편은 괜찮아."

"..."

릴리는 방금의 감동을 1초 만에 거두었다.

언니는 사랑을 하더니 변했다.

그래도 둘은 여전히 아주 좋은 자매다. 다만 강유리가 사랑에 빠져서 그렇지. 솔로인 릴리는 그 둘에게서 벽을 느꼈다.

릴리는 몇 초 동안 침묵하고는 말했다.

"제부한테 믿을 만한 친구 혹시 더 없나요? 소개 좀 해주세요!"

강유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물었다.

"진심이야?"

마음껏 좋아하고 안되면 통쾌하게 내려놓는 게 이제야 릴리답다.

하지만 흐름이 왠지 이상한데.

어젯밤에 썸타는 상대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오늘 바로 마음을 접는다고?

"진심이에요! 연애 공백기가 너무 길었어요. 계속 솔로일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빨리 안목 있는 사람을 찾아서 제 매력을 증명해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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