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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

릴리가 이렇게 당당하게 굴 줄은 몰랐다.

릴리를 붙잡고 있는 고우신은 기분이 묘했다.

이 계집은 언행이 직설적이고 고집도 세서 골치 아파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야위고 손목도 가늘어서 살짝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았다.

릴리의 몸부림을 느끼고 고우신은 더 힘을 주었다.

"너 때문에 고성그룹 전세가 바뀐 건 알아?! 지금 다들 고성그룹이 망해간다고 난리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나쁜 짓을 하고 악의에 찬 복수를 하는 바람에!"

"맞아요. 근데 복수한 게 뭐 어때서요? 모두 당신들이 자초한 거잖아요!"

"너..."

"아파요! 이거 놔요! 계속 이러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거에요!"

"..."

고우신은 사실 이미 릴리의 신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연스레 릴리를 가족으로 인정했다.

그렇다면 릴리가 고성그룹을 위해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떠들썩한 소문들도 모르고 있다고?

자기가 너무하다는 생각은 전혀 없는 건가?

고우신은 줄곧 릴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했다. 하지만 계속 만나지 못해 여기에서 잠복하고 있었다.

이제 겨우 만났는데 릴리는 뜻밖의 태도였다.

고우신은 릴리의 태도에 자극받아 분노에 차서 말했다.

"가만있지 않으면 어쩔건데. 너..."

순간 인내심이 바닥난 릴리는 잡힌 손에 주먹을 쥐었다. 힘을 주려던 찰나 비명소리가 들렸다.

"으악!"

고우신이 주먹에 맞아 내동댕이쳐졌다.

커다란 그림자가 소리 없이 릴리 옆에 다가왔다.

릴리는 문득 생각났다.

‘아, 경호원이 있었지. 깜박했네.'

"근데 너무 세게 때린 거 아닌가? 으, 보기만 해도 아프네. 어쨌든 피가 섞인 친오빤데. 어리석기는 해도 죽을죄는 아니잖아."

릴리는 고우신을 노려보며 눈썹을 찡그리고 중얼거렸다.

옆에 있던 ‘경호원'이 말했다.

"네가 이렇게 착하니까 바보들이 매달리는 거 아니야."

릴리는 순간 몸이 굳었다.

남자의 옆모습은 차갑고 의연했다. 칼날처럼 날렵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이고 온몸에 싸늘한 기운이 맴돌아 다른 사람은 감히 접근하지도 못할 아우라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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