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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송재이도 끌어내리다

연지수는 설영준에게 ‘버림’받은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었다. 그때 진정으로 세상 물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는 무시 당하고 놀림 받는 그 시절로 돌아가기 싫었다.

“정말 그 여자가 마음에 든 거예요?”

연지수가 눈을 치켜뜨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냥 갖고 노는 거예요. 지수 씨와는 절대 못 비기죠.”

서도재는 아직도 입에 발린 소리를 하고 있었다. 연지수도 완전히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믿는 듯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어릴 적부터 남자는 너무 총명한 여자를 싫어한다는 말을 들어온 연지수였다. 연지수도 서도재의 행실이 바르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송재이도 곧 이런 역겨운 남자랑 몸을 섞게 된다는 생각에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연지수는 송재이와 설영준의 관계를 늘 의심하고 있었다. 저번에도 설영준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송재이를 대신해 여론의 뭇매를 맞는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그녀를 마녀사냥하는 사람이 있었다. 설씨 집안과 주씨 집안의 혼인이 무산된 건 연지수가 설영준의 내연녀인 걸 들켰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모를까, 연지수는 설영준에게서 아무런 이점도 얻지 못했다.

생각만 해도 너무 분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에 연지수의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서도재의 목을 휘감았다.

“송재이와 식사하고 싶다는 부탁은 내가 들어줄게요. 하지만 그 전에 나랑 약속해요. 송재이는 그냥 갖고 노는 것일 뿐 진심은 주지 않는다고요.”

지금 연지수는 사랑에 빠진 채 서도재가 한 말이라면 다 들어주면서 억울하고 불쌍한 눈빛으로 서도재를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아니나 다를까 연지수의 표정에 기분이 좋아진 서도재가 깔깔 웃으며 냉큼 연지수를 안고 침대로 향했다.

“지수 씨, 내가 만나는 여자들 중 내가 제일 사랑하는 건 지수 씨에요. 이렇게 착한데 내가 어떻게 지수 씨를 송재이랑 비기겠어요?”

만나는 모든 여자라, 이 말은 서도재가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가 연지수 한 명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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