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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신뢰도가 떨어지다

아까 별장에 있을 때부터 송재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녀도 면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건 설영준에게 거짓말을 한 것도 모자라 여러 번 했다는 것이었다. 이건 정말 아닌데 말이다.

일일이 보고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릴 적 받은 가정교육 때문인지 약삭빠르고 둥글지 못했다. 대체로 듬직하고 성실한 성격인데 가끔 이렇게 걸리면 잘못을 저지른 초딩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된다.

송재이는 설영준의 집에서 가지고 나온 반찬통을 한참 만지작거리더니 설영준에게 건네주었다.

“이거...”

하지만 설영준은 받지 않았다. 그저 앞 유리로 까마득한 어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담배를 꺼내 입에 물더니 라이터를 송재이에게 던졌다. 송재이는 그제야 반응하고는 허둥지둥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두 사람 사이로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왜 거짓말했어?”

설영준의 목소리는 침착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 침착함이 송재이에겐 폭풍 전야처럼 느껴졌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차 안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다.

송재이는 동문서답형으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번에 도 전무님 아버지가 입원했을 때 병문안을 간 적이 있거든. 아저씨가 참 좋은 분 같더라고. 도 전무님도 좋은 분이고. 그리고 연우도 좋은 아이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칭찬하는 걸 보니 결혼이라도 하고 싶다는 소리야? 그러면 그들과 섞일 명분이 생기는 거잖아.”

설영준의 말은 가시가 잔뜩 돋쳐 있었다. 설영준은 송재이가 가정의 따듯함을 갈망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정말 도씨 가족을 좋아해 연우의 새엄마가 되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아니야! 결혼이라니 무슨 말이야!”

송재이가 잠깐 멍해 있다가 얼른 손사래를 쳤다. 정말 설명하면 할수록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그럴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겠지.”

설영준이 코웃음 치며 오만한 표정으로 훈수를 두었다. 그가 발견한 것만으로도 벌써 두 번째인데 진도를 어디까지 뺐는지 설영준은 알 수 없었다.

송재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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