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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내 앞에서 얕은 수작을 부려?

설영준은 어금니를 너무 꽉 깨문 나머지 으스러질 것 같았고 바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다행히 이 길에 다른 차가 없었기에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송재이도 안전벨트를 했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정말 튕겨 나갔을 수도 있다. 그녀가 안전벨트를 풀고 나가려는데 설영준이 잽싸게 그녀의 손을 꽉 눌렀다.

송재이가 그런 설영준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이거 놔...”

하지만 설영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키스했다.

주변은 어둡기 그지없었고 바람만 쌩쌩 불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른 송재이는 설영준과 키스하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었다. 하지만 설영준은 키스에 중독된 사람 같았다. 서로 기분이 상한 지금 눈앞에서 사라져 주지는 못할망정 키스를 할 기분이 난다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귓가에 창문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일 수도 있고 요동치는 바람 소리일 수도 있다.

“송재이, 나 화나게 하지 마. 나도 참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이야.”

설영준이 송재이의 귓불을 깨물며 나쁜 남자 특유의 매혹적이고 사악한 톤으로 속삭였다.

설영준의 손이 송재이의 허벅지를 스쳤다. 이내 그는 촉촉이 젖은 손을 그녀 눈앞에 흔들어 보이더니 코웃음 쳤다. 송재이는 얼굴이 너무 화끈 달아올라 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도정원은 돌싱에 딸이 있긴 했지만 사람이 정직하고 우수했다. 도정원이 조금이라도 덜떨어졌다면 설영준도 그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도정원보다 설영준을 더 화나게 한 건 송재이였다. 그녀의 불성실함에 화났고 그녀가 뭔가를 숨기는 거세 화났다. 그것도 모자라 송재이는 지금 얕은 수작을 부리기까지 했다.

설영준은 차에서 키스하는 걸로 송재이의 정신을 반쯤 빼놓았다. 그러고는 차에 시동을 걸어 장하 별장으로 향했다. 이 별장에는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

송재이도 이곳이 익숙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차에서 내린 설영준은 거의 송재이를 잡아끌다시피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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