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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역겨워 죽겠어

저녁때쯤, 가방을 들고 건물에서 나왔을 때 송재이는 눈에 익은 마이바흐를 발견했다.

곧 훤칠하고 마른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얼굴은 잘생겼지만 어쩐지 사람이 음흉해 보였다.

송재이가 건물에서 나오자, 그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서도재는 처음으로 송재이를 보았다.

사실 여러 번 만났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그녀를 주의 깊게 보지 않았었다.

전에는 오로지 연지수를 위해서 이곳에 왔었기 때문이다.

잠자리를 가지기 전까지, 서도재는 파블로프의 개였다.

연지수를 만나기만 하면, 그녀의 향기를 맡기만 하면 침을 흘리면서 그녀에게 다가가느라 다른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지수와 잠자리를 가진 지금, 새로운 맛은 아직 있었지만 처음처럼 그렇게 욕망이 강하지는 않았다.

서도재는 예전에 비서에게서 연지수가 있는 오케스트라에 그녀보다 더 예쁘게 생겼지만 유명하지는 않은 여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허영심 또는 최초의 정복욕 때문에 그는 비서가 말했던 더 예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조금 손해를 본 기분이었다.

그는 송재이를 따라가다가 그녀가 손을 뻗어 택시를 잡는 걸 보았다.

송재이가 떠난 지 한참이 지났지만 그는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예뻐도 정말 너무 예뻤다.

...

서도재는 움직임이 아주 빨랐다. 그는 곧바로 비서에게 송재이를 조사해 보라고 했다.

비서도 이쪽으로는 경험이 많았었다. 서도재를 위해 이런 일을 많이 해봤었기 때문이다.

세 시간 뒤, 비서가 송재이의 사진과 자료를 보냈고, 서도재는 휴대전화 속 그녀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송재이의 아름다움은 완전히 무해한, 아주 부드럽고 청순한 아름다움이었다.

무표정일 때는 언제든 부서질 것만 같은 연약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서도재는 남자였고, 남자는 전부 짐승이었다.

연약해 보이는 외모의 맛있는 사냥감이 눈앞에 있으면 갈기갈기 찢어서 먹어버리고 싶었다.

이때 서도재는 연지수의 집에 있었다.

연지수는 조금 전 샤워하러 갔다.

욕실에서 나온 연지수는 아주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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