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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방현수

주현아의 메시지를 본 방현수의 첫 반응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번 송재이와 함께 춤을 추던 광경을 자세히 떠올렸다. 당시 송재이는 그를 앞에 두고 부끄러워하거나 설레하는 모습을 보인 적은 없다.

오히려 관심이 있었던 것은 방현수 쪽이었다.

방현수는 주현아의 메시지를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

오늘 하루 방현수는 줄곧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송재이에게 관심이 있는 건 맞지만 그로 인해 괜한 트러블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다.

제일 밑층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절대 쉽지 않았다. 그러니 작은 실수로 미래를 망치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신중했고 절대 충동적인 법이 없다.

방현수는 송재이와 춤을 추고 있을 당시 설영준이 나타났던 장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그때 설영준의 시선은 오로지 송재이에게만 머물러 있었고 그 눈빛은 분명히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빛이었다.

설영준과 송재이가 어떤 관계로 엮여 있는 것까지는 모르지만 절대 단순한 사이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 사이에는 미묘하고 또 뭔가 끓어오를 것 같은 그런 기류가 흘렀으니까.

방현수는 브라운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전화를 걸어 호텔 방을 잡은 고객의 이름을 물었다.

그러자 데스크 직원은 친절한 안내와 함께 주현아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주현아는 제 이름으로 방을 잡고 송재이를 미끼로 방현수를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순간 방현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주현아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미끼를 덥석 무는 순간 그는 더 이상 물속으로는 도망치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이대로 호텔에 가면 분명 설영준에게 찍히게 될 것이다.

방현수는 주현아라는 여자의 행동에 치를 떨면서 동시에 경멸했다.

‘나를 가지고 뭘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게는 안 되지.’

만약 그가 조금만 더 충동적인 사람이었다면 아마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방현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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