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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설영준, 너무해

송재이는 온종일 심란했다.

낮에 지민건의 판결 결과를 알았고 저녁에는 또 민효연의 집에 가서 연우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다.

연우를 보며 송재이는 또 도정원과 도경욱이 생각났다.

송재이는 연우에게 도씨 부자에 관해 물어보고 싶었으나 민효연이 옆에 있어 더는 물어보지 못했다.

민효연과 설영준은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그들의 앞에서 송재이는 언제나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초등학생처럼 영혼마저 털린 듯 비밀이 없어진다.

민효연의 의아스러워하는 눈빛에 그녀는 주눅이 들어 뒤로 물러났다.

피곤한 송재이는 집에 가서 샤워하고 자려 했다. 그런데 설영준의 차가 그녀의 아파트 건물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지난번에 설영준이 그녀를 끌고 차 안에서 한 짓을 생각하면 너무 창피하여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자신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느꼈다.

“여긴 왜 왔어?”

송재이는 자신의 차를 세우고는 설영준의 차 옆으로 걸어가서 창문을 두드렸다.

설영준은 진작 송재이를 보았으나 차에서 내리지 않고 오히려 여유만만하게 그녀가 먼저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가 그를 향해 한 걸음씩 걸어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설영준은 두 손을 머리 뒤로 기대고 여유롭고 편안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재이 씨 방금 데이트했어? 왜 이렇게 예쁘게 꾸몄어?”

설영준은 무심한 듯 덤덤하게 물었다.

송재이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힐끗 보았다.

‘평소와 같은 차림새일 뿐, 별거 없어.’

“나 수업 끝났어.”

송재이가 말했다.

“민효연 사장님 댁에서 돌아온 거야?”

설영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응.”

“도정원 대표님도 만났어?”

송재이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저었다.

“아니.”

설영준은 덤덤하게 송재이의 표정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다가 조수석에서 크라프트 백을 불쑥 들어 올렸다. 꽤 큰 봉지였다.

“자, 네 거야!”

봉지 안에는 송재이가 앞서 장하 별장에 남겨둔 옷가지가 담겨있었다.

당시 그녀는 캐리어 공간이 부족해서 물건을 다 가져오지 못했다.

나머지 것들은 가질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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