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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그 사람만 빼고

설영준은 송재이가 도정원과 연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말을 하다 보니 그녀가 활짝 웃는 것을 보았다.

박윤찬은 대학교 때부터 혼자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그래서 떡국이나 김치, 전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었다.

송재이는 도정원과 통화한 후 박윤찬을 도와 계속 음식을 만들었다.

음식 속에 머리카락이 들어갈까 봐 질끈 동여매고는 진지하게 만들었다.

전을 부치는 그녀의 얼굴은 얌전하고 부드러웠다.

고개를 숙이니 머리카락 몇 올이 귓가에서 흘러내렸다. 설영준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가늘고 늘씬한 몸매, 청순하면서도 매혹적인 외모, 아무리 보아도 미인이 따로 없었다.

설영준은 많은 사람을 봐왔기에 진정한 미인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눈에 반하지 않았을 것이다.

송재이의 어머니가 아프고, 또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녀와 교환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녀가 좀 못생겼으면 이런 마음을 먹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이 나 외에도 송재이에게 반한 남자가 적지 않을 거야.’

설영준은 눈을 가늘게 떴다. 송재이를 보면 이유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얼굴에 닿아 간지러운지 송재이는 손으로 얼굴을 긁었다.

손에 있는 밀가루가 얼굴에 묻었지만 송재이는 얼굴에 밀가루가 묻은 줄도 모르고 열심히 전을 부쳤다.

열심히 전을 부치는 모습은 마치 열심히 숙제하는 초등학생 같았다.

맞은편 박윤찬은 그녀의 얼굴에 묻은 밀가루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귀엽고 예뻐 사랑을 듬뿍 받을 외모지만 하필이면 전을 부치고 있는데 게다가 아주 열심히 한다. 동그랗게 구워진 전은 앙증맞고 깜찍해서 마치 예술품과 같았다.

박윤찬은 원래 잘 웃지 않으나 송재이를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옆에서 티슈를 꺼내어 얼굴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네? 여기요?”

송재이는 부끄러워하며 티슈를 받아 두 번이나 닦았지만 제대로 닦지 못했다.

박윤찬은 휴대전화를 꺼내어 거울삼아 비춰줬고, 그제야 송재이는 겨우 밀가루를 닦아냈다.

박윤찬과 송재이는 모두 손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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