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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배여진은 임유진의 뒷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강현수를 보며 이가 바득바득 갈렸다.

“유진이랑 강지혁 씨 지금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어요. 헤어졌다고는 하는데 들어보니까 자주 만나고 그런다던데...”

자주 만난다는 말은 강현수가 임유진을 어장 관리나 하는 여자로 보도록 아무렇게나 던진 말이다.

강현수는 그 말을 듣더니 임유진을 싫어하기는커녕 오히려 배여진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이에 배여진은 자신의 속내를 들킨 것 같은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배여진, 유진 씨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앞으로 내 앞에서 유진 씨 얘기 함부로 꺼내지 마.”

배여진은 잔뜩 풀이 죽어서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게 아니라, 나는 그냥...”

“그냥 뭐?”

강현수의 얼굴에는 일말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고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들을 감싸고 있는 공기도 한순간에 가라앉아 분위기가 험악했다.

배여진은 지금 이 상황이 무섭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강현수는 그녀에게 언제나 매너 있고 다정했으며 잘못한 게 있어도 항상 품어주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마치 그 모습들이 전부 거짓이었던 것처럼 무척이나 냉랭했다.

배여진은 순간 일전 인터넷에서 봤던 강현수의 목격담과 평가가 떠올랐다. 냉혹하고 매정하며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도 눈 깜빡하지 않을 것 같다는 그 글이 말이다...

그게 강현수의 본모습이었던 걸까?

지금껏 잘해주고 감싸주었던 건 단지 그녀가 생명의 은인이라 그랬던 것이고?

강현수의 다정함과 부드러움은 오로지 어릴 때 그를 구해준 여자아이만의 것이었다. 배여진만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임유진을 사랑하게 된 지금 그 다정함이 이제는 임유진에게로 넘어간 걸까?

이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나가자 배여진은 소름이 돋으며 등 뒤로 한기가 느껴졌다.

“너는 내 목숨을 구한 사람이니 앞으로 어떤 일이 있든 나는 네가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줄 거야.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너와 나 사이에 다른 건 없어.”

강현수의 단호한 말에 배여진의 얼굴이 화끈해졌다. 직접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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