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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하예정은 고향의 진상들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자매의 거처도 모르거니와 이 큰 도시에서 그녀들을 찾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예정은 하예진의 집에 식사하러 가는 기분을 망칠까 봐 더는 생각하지 않았다.

전태윤은 그들의 대화를 귀담아듣고 마음에 새겼다.

이미 소정남에게 하씨 집안의 모든 정보를 캐오라고 시켰으니 곧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예진의 집 아래에 도착한 두 사람은 마침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온 하예진과 마주쳤다.

“언니.”

하예정은 하예진을 보니 기분이 좋아져 한달음에 달려갔다.

“예정이 왔네.”

하예진은 동생 부부를 보니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전태윤이 차에서 크고 작은 쇼핑백을 꺼내는 모습을 본 하예진은 두 사람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가족끼리 밥 먹으러 오는데 뭘 이렇게 많이 사 들고 왔어요?”

“처형, 그저 과일 좀 샀어요.”

전태윤은 다정하게 하예진을 부르며 말했다. 하예진은 전태윤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쏙 들었다. 전태윤은 비록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사람이 성실하고 하예정에게 다정했다.

만약 하예정이 하예진의 생각을 읽었다면 아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이다.

“형부는 아직이야?”

하예정은 다정하게 하예진의 팔짱을 끼며 물었다.

“우빈이는?”

“네 형부 오고 있어. 아마 곧 도착할 거야. 우빈이는 위에 있지. 우리 시부모님이랑 형님 일가가 우빈이 봐주고 있어. 아니면 나 쓰레기 버리러 내려오기 힘들어.”

하예진의 시댁 식구들도 다 왔다는 소리에 하예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니랑 둘이 해야 할 얘기도 있으니 태윤 씨가 없을 때 하는 게 좋겠어.’

주씨 집안 사람들도 하예정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서인은 하예진을 보자마자 자기의 세 자녀를 관성의 학교에 입학시키겠으니 하예진에게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했다. 어차피 하예진은 전업주부라 아이 하나를 돌보든 셋을 돌보든 다 똑같다면서 말이다.

사실 주서인은 오래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주형인의 집에는 빈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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