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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그들 가족은 사이좋게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다가 각자 방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그들은 여기서 며칠 묵을 생각이다.

어쨌든 하예정이 집에서 나갔으니 방도 비었고 그들이 있기에 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예정의 도움 없이 하예진이 혼자 아이를 돌보고, 음식을 차리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집안은 예전처럼 깔끔하지 못했다.

방에 들어가기 전, 주서인은 주형인을 세워놓고 말했다.

“하예정 부부가 뭐 가득 사서 왔던데 동서가 홧김에 다 가지고 들어갔어. 나 봤는데 다 좋은 물건이더라고. 비싼 술과 담배가 보이던데 너 형부한테 줘. 동서 술 담배 안 하잖아. 그거 뒀다 어디다 쓴다고. 너 형부 비싼 담배 돈 아깝다고 안 사. 아빠도 좋은 술 못 마셔 봤으니 술은 아빠 드리고.”

주형인은 실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까짓 거 다 가져가도 돼. 빨리 유환이 씻기고 들어가서 일찍 자. 나 내일 별일 없으니 드라이브나 가자.”

“그래.”

주서인은 만족스럽다는 듯 환히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주형인이 방에 들어갔을 때, 주우빈은 이미 잠에 들었고 하예진은 마침 욕실에서 씻고 나왔다. 하예진은 주형인을 보는 척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우려 했다.

“예진아, 얘기 좀 해.”

주형인은 살찐 하예진의 몸매를 바라보며 머릿속으로 서현주를 떠올리더니 하예진과 멀리 떨어진 침대 변두리에 앉았다.

주형인은 자상한 표정으로 주우빈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래도 아들은 끔찍하게 생각하나 보다.

“무슨 일인데?”

하예진은 쌀쌀하게 물었다.

“누나가 큰애 둘을 관성의 초등학교로 전학시키겠다네. 중학교도 여기서 보내고. 그래서 말인데. 너 애들 픽업 다니고 밥이나 해줘. 어차피 맨날 밥은 해야 하니까 그냥 수저 더 올려놓는 것뿐이야. 생활비는 애들이 뭐 많이 먹지도 않을 텐데 내가 월 20만 원 더 줄게. 20만 원이면 충분할 거야. 우리 집도 학군지에 들어. 관성 제2중학교도 가까이에 있으니 조카들 호적 우리 아래로 옮기거나 아니면 집문서 누나 이름으로 돌리든가 해서 애들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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