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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하예진은 쌀쌀맞게 말했다.

“주형인, 나 집에서 애만 본다고 네가 날 그저 먹을 줄만 알고 돈 쓸 줄만 아는 무용지물로 생각해도 내가 낳았으니, 내 아이를 위해 참았어. 하지만 네 누나의 두 아이는 나랑 상관없어. 내 책임이 아니니 내가 돌봐 줄 의무가 없다고! 호적을 옮긴다고? 그럼 누구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생각 안 해 봤어? 그건 우리 우빈이 학교 갈 기회를 빼앗는 거야. 집문서 네 누나 앞으로 돌린다고? 그 집문서에 내 이름은 없으니 네가 어떻게 하든, 설사 집을 돌려받지 못한다 해도 네 문제야. 하지만 집문서 돌리기 전에 이 집 인테리어 비용부터 돌려줘. 만약 당신 누나의 집이 되어버리면 내가 쓴 인테리어 비용 한 푼도 돌려받기 힘들어.”

주형인은 표정이 굳어져 버렸다.

“생활비 더 준다고 했잖아. 그걸로 부족해? 너 원래 집에서 애 보고 밥하고 그랬잖아. 하나 돌보는 거랑 둘 돌보는 거랑 뭐가 다른데. 더군다나 애들 다 커서 이젠 말도 잘 들어. 공부하는 거 좀 도와주면 돼. 20만 원이 적으면 10만 원 더해서 30만 원 줄게. 그럼 되지? 그리고 호적 옮기는데 우빈이 학교 다니는 거랑 뭔 상관이야? 우빈이 학교 가려면 아직 멀었어. 내 친누나니까 나 누나 믿어. 집 무조건 돌려줄 건데 뭔 인테리어 비용이야. 이 집은 내가 샀어. 너도 이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인테리어 비용쯤이야 당연히 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뻔뻔스럽게 인테리어 비용을 돌려달라고, 없어!”

하예진은 주형인을 노려보았다.

이 순간, 하예진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결혼 전 두 사람은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사랑을 키워왔고 주형인은 하예진에게 지극정성으로 대했다. 결혼해서 첫 2년도 주형인은 그나마 하예진에게 잘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점점 더 실망하고 있다.

주형인은 늘 자기의 부모와 주서인의 편만 들었다.

그녀 생각은 물론, 주우빈의 생각도 하지 않았다.

주서인이 입만 열면 모든 걸 다 들어주었다.

‘얼마나 많은 형제들이 집 문제로 원수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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