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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남편이 쏟아붓는 욕설에 하예진은 화도 나고 속도 상해 차갑게 대꾸했다. "걱정하지 마, 내 일에 당신까지 연루되게 하지 않을게. 당시에 내가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한 뒤로 더는 연락할 생각도 하지 않았었어. 저쪽에서 먼저 우리 자매더러 할머니 병원비를 부담하라고 찾아온 거지."

욕설을 퍼부은 주형인도 자신의 말이 너무 매정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예진아, 당신도 게시글을 올려서 해명해. 내가 당신 대신 댓글 알바들 좀 고용해서 당신 글이 이슈가 되게 해줄 테니까,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게 두지 말고 정면으로 반박해."

그는 비록 하예진이 싫어졌지만, 하씨 집안의 친척들이 정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만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당시 주형인이 하예진과 결혼할 당시, 그 대단한 작자들은 차량 두 대를 나눠타고 찾아왔었다. 위풍이 당당하던 그 수십 명의 사람들은 그에게 예물비로 5천만 원을 요구하며 예물비를 주지 않으면 하예진과의 결혼을 결사반대한다고 했다.

주형인과 하예진은 대학 동창으로, 오랜 기간 함께한 탓에, 두 자매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동안 하예진은 단 한 번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친척을 나쁘게 말한 적이 없었다. 비록 그들을 미워하긴 했지만, 함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15년 전에 두 고아를 괴롭힌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찾아와 예물비를 달라고 하니,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했다.

하예진은 그들을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결혼식에도 초대하지 않았고, 주형인에게 단 한 푼의 예물비도 주지 못하게 했다.

하예진은 주형인에게, 저 사람들은 자신을 키워준 적이 없으니 아무런 은혜도 입은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시집갈 때 와서 축하주를 마시겠다면 기꺼이 환영하겠지만 예물비를 탐내는 것이면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그녀의 결혼도 저들이 간섭할 만한 자격은 없었다.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신 뒤로 하예진이 호적상의 가장이 되었다. 그녀가 시집을 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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