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서준영의 몸에서 갑자기 놀라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신이라도 된 것처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특히 그가 “우레를 내려라”고 외쳤을 때는 그 소리에 귀가 먹먹해져 그 자리에서 꿇을 뻔했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원앤 레스토랑 밖에서 하늘이 갈라질 듯한 우렛소리가 들려왔다.“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우레 하나가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이는 레스토랑의 모든 손님을 놀라게 했고 앞다투어 나가보려고 했다.수군거리는 소리와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룸에 있는 오용철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창문 밖을 내다봤다.‘우레... 진짜 우레가 떨어지다니! 이거, 이거, 이거, 이게 어떻게 가능해? 서준영 이 자식은 왜 우레 주술을 알고 있는 거지? 아까 그 우레로만 보면 도사님이 내린 것보다 훨씬 강한데.’오용철이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행오 도사를 쳐다보며 겁에 질려 물었다.“도사님,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저 사람은 우레 주술을 어떻게 아는 거예요?”행오 도사도 지금 그저 멍해 있을 뿐이었다.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이런 재주까지 있다니, 하지만 행오 도사는 당연히 인정할 생각이 없었다.행오 도사가 이내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너 운이 좋구나. 우레가 칠 때를 잘 맞췄네. 하마터면 속을 뻔.”“우레가 칠 때를 맞췄다고요?”오용철이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반응하고는 긴장이 풀린 듯 숨을 푹 내쉬더니 음침한 눈빛으로 서준영을 보며 말했다.“젠장! 놀라 뒤지는 줄 알았네. 그냥 밖에 마침 우레가 울고 있었네!”“서준영, 빨리 그 60억 메꿔. 아니면 오늘 술사님이 혹독하게 혼내줄 거야!”서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내가 운이 좋아서 마침 우레가 울 때를 맞췄다고요?”“아니야?”오용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험악한 말투로 말했다.“뭐 정 그렇다면 원 없이 맛보게 해주는 수밖에.”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준영이 다시 손을 들더니 주문을 외웠다.“우레를 내려라!”“쩌적!”순간
이 말을 뒤로 서준영은 몸을 돌려 룸에서 나갔다.행오 도사는 피를 더 토하더니 차갑고 음침한 눈빛으로 서준영의 뒷모습을 노려봤다.“서준영! 영태산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한편 서준영은 룸에서 나와 집으로 갈 생각에 바로 홀로 향했다.그러다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서서 수군거리는 걸 발견했다.“와, 대박. 이렇게 좋은 날씨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재수 없게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이 사람만 우레를 맞은 거야...”“그러니까. 내가 아까 봤는데 나가자마자 바로 우레를 맞았다니까! 불쌍해.”서준영이 실눈을 뜨고 사람들 사이로 내다보니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주진우였다.현재 사원 네다섯 명이 그의 옆에 에둘러 서서 119에 연거퍼 전화하고 있었다.‘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으니 벌 받아도 싸지.’서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이내 서준영은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때 하필 한소현이 옆에서 서준영을 불러세웠고 아직 놀라움이 가시지 않은 듯 말했다.“서준영 씨, 아까 봤어요? 주 이사님 우레 맞았어요...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주진우만 맞다니, 너무 무섭지...”서준영이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뭐 죄지은 게 있나 보죠. 앞으로는 거리를 두세요.”한소현의 예쁘장한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서준영이 다른 사람 관심할 줄도 아네.’하지만 한소현은 고마움을 표시하기는 싫어서 입을 삐죽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몰래 물었다.“서준영 씨, 혹시 여기 무슨 고수가 있는 거 아닐까요?”“고수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바보예요? 티브이 보면 주술만 외웠는데 막 바람 불게 하고 비 내리게 하는 그런 고수들 있잖아요. 아마도 드라마처럼 잘생기고 셀 거 같은데 만날 수 있었으면 더 좋겠네요!”이 말을 들은 서준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한소현이 드라마를 너무 봐서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면 이렇게 홀린 것처럼 말할 것 같지는 않았다.“한
안윤아는 하얀색 한삼에 연청색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몸매가 아주 끝내줬다. 애티난 얼굴에 글래머였다.특히 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어 더 활기차 보였고 옆집 사는 동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안 어르신이에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한성균이 다급하게 걸어오며 약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서 신의님, 안 어르신을 아세요?”서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압니다. 전에 몇 번 뵌 적 있어요. 무슨 일인데요? 말씀 들어보니 안 어르신이 편찮으신 건가요?”한성균이 설명했다.“그래요. 서 신의님, 솔직하게 말하면 안 어르신 저의 옛 수장님이세요. 국가 공신이기도 하고 군에 기여도 많이 하셨어요. 자세한 상황은 가면서 설명할게요. 먼저 수장님부터 구하러 갑시다!”이렇게 말하며 한성균은 서준영을 끌고 급하게 차에 올랐다.한편 안윤아는 서준영을 아래위로 여러 번 훑어보더니 만족스럽지 않은 듯 말했다.“한성균 씨, 당신이 말한 신의가 이 사람이에요? 이 사람 그냥 변태에요. 어딜 봐서 신의님이에요?”말하면서도 안윤아는 속으로 서준영을 여러 번 비꼬았다.다른 사람은 모를 수도 있지만 안윤아는 서준영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산꼭대기에 있는 정자에서 여러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안윤아는 서준영이 철저한 변태이자 위선자, 소인배임을 알아챘다.이 말을 들은 한성균의 미간이 구겨졌다. 그러고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아가씨, 왜 그러시는 거예요? 서 신의님 의술은 저희 어머니도 몸소 느껴본 적이 있어요. 엄청 대단한 의술인데. 저번에 서 신의님 아니었으면 저도 진작에 중독되어 죽었을 거예요.”저번 일만 떠올리면 아직도 무서워지는 한성균이었다.후에 전 군관구를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했고 자기 비서 중 한 명이 독을 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비서는 심지어 외국에서 온 스파이였다.“흥! 하여간 난 못 믿어요! 이런 사람한테 할아버지 병을 치료하게 할 수는 없어요. 절대 안 돼요!”안윤아가 씩씩거리며 말했다.“내가 볼 땐
이 말을 들은 안윤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준영을 쳐다보고 있었다.‘생리가 2달 미뤄진 걸 서준영이 어떻게 알고 있지?’안윤아도 최근, 이 문제 때문에 계속 고뇌하고 있었다. 혹시나 아픈 게 아닌지 걱정되었지만, 병원에 가보기엔 두려웠다.“너! 헛소리하지 마!”다급하게 언성을 높이는 안윤아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이런 일은 진짜 개인적인 일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바로 얘기해 버리다니. 너무 쪽팔려.’그도 그럴 것이 안윤아는 이제 열여덟 소녀였다. 2달이나 생리가 오지 않았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어떻게 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헛소리라고?”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안윤아, 최근 두달 간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밤에는 뒤척거리며 잠도 잘 못 자고 촌몽 같은 거 꾸지? 낮에는 피곤하고 배에 자주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서준영의 말에 옆에 서 있던 군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더 들을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한성균도 얼굴을 붉히며 안윤아를 힐끔 쳐다봤다.수장님의 손녀라 평소에 제멋대로 나와도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다.안윤아는 “춘몽”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손가락질하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춘몽은 너, 너나 꿨겠지! 아! 진짜 오늘, 이 변태새끼를 내가 죽이고 말 거야!”안윤아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들어 서준영에게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하지만 안윤아의 작은 주먹은 서준영에게 잡혀 꼼짝달싹할 수가 없었다.“너, 너, 이 변태야! 이거 놔!”안윤아가 씩씩대며 말했다. 이미 그녀는 추태를 부리고 있었다.서준영은 안윤아의 고운 손목을 잡고는 맥을 짚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손을 풀어주고 담담하게 말했다.“맥이 아주 많이 흐트러졌네. 마음은 들떠있고 성격은 급하고 기는 약한데 몸은 허하고, 양기가 센데 음기는 또 약해. 너 평소에 어르신과 너무 수련을 많이 해서 그래.”“이렇게 가다간 넌 점점 더 남자 같아질 거야. 온몸에 털이 나서 성성이처럼 될 거라고. 심하면
서준영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래는 2일 뒤에야 나타날 증상인데, 안타깝게 아까 기를 움직여서 무술을 쓰니까 몸 안에 증상이 폭발하면서 지금 나타난 거야.”“어? 그럼, 그럼 나 어떡해? 말해, 빨리 말해! 나 온몸에 털 나기 싫단 말이야! 폐경되는 건 더더욱 싫고! 흑흑... 나 아직 시집도 안 갔는데...”안윤아가 너무 놀라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열여덟 살밖에 안 되는 소녀인데 서준영이 이렇게 놀라게 하니 바로 울기 시작했다.서준영은 난처한 듯 한숨을 내쉬더니 물었다.“이제 내 의술에 믿음이 가?”“믿어, 믿는다고! 서준영, 빨리 나 치료해! 치료만 되면 나, 나 너한테 시집가도 돼.”안윤아가 무서워서 다급하게 아무 말이나 던졌다.이 말을 들은 서준영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고 빠르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치료는 해줄게. 근데 시집은 안돼.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습!”옆에 서 있는 한성균이 이 말을 듣고 긴장해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대단한 사람이네. 수장님 막내 손녀인 것도 모자라 제일 아끼는 손녀인데. 안윤아와 결혼하면 강운시에서 무서울 게 없는 거나 마찬가진데. 이걸 걷어차다니...’안윤아도 멈칫하더니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서준영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안되면 말고! 빨리 치료나 해!”서준영이 웃으며 말했다.“급할 거 없어. 너는 작은 문제야. 처방하나 떼줄게. 그대로 잘 먹기만 하면 한 주면 나을 거야. 근데 무술 단련하느라 몸 안에 쌓인 양기는 다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해.”“다른 방법? 무슨 방법? 빨리 말해!”온몸에 털이 나서 성성이가 될까 봐 두려운 안윤아가 다그쳤다.서준영이 얍삽하게 웃더니 물었다.“많이 알고 싶은가봐?”“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안윤아가 씩씩거리며 서준영을 흘겨보았다.서준영이 손짓하더니 안윤아를 가까이 오라고 했다. 그녀가 이만치 다가오자,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남자 친구 찾아. 생리적 수요만 만족시키면 돼. 날마다 그런 꿈 꾸는 것도 힘들잖아.”안윤아는
서준영이 고개를 들어 그쪽을 봤다. 안에서 군장을 입은 사나이가 걸어 나오고 있었다. 눈썹이 부리부리하며 눈이 맑았고 혈기 왕성해 보였지만 얼굴은 굳건하면서도 냉정했다.대략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날카로운 느낌이었다.특히 그의 어깨에 달린 견장은 그가 소령임을 보여주고 있었다.이렇게 젊은 소령은 흔치 않았다. 이것은 그가 군에서 공을 많이 세웠거나 성과가 낮지는 않다는 징표였다.심지어 서준영은 그 남자에게서 약하지 않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내공이 단단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야만 나올 수 있는 아우라였다.서영준이 상대를 관찰하고 있는데 옆에 서 있던 한성균이 앞으로 한걸음 나서더니 그 젊은 남자에게 웃으며 말했다.“작은 도련님, 수장님을 위해 신의 한 분을 모셔 왔습니다. 신의님께서 치료하면 수장님 훌훌 털고 일어나실 겁니다.”안중헌이 머리를 끄덕이더니 다급한 표정으로 한성균을 보며 말했다.“한 장군님, 수고하셨습니다. 신의는 도착했나요?”이렇게 말하며 안중헌은 눈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한번 훑어보며 한성균이 말한 신의를 찾아내려 했다.한성균이 급하게 서준영을 앞으로 밀며 말했다.“작은 도련님, 이분이 서준영 서 신의님입니다. 신의님 의술은 직접 체험해 본 적이 있는데 신통하니 아주 대단합니다!”서준영이 잔잔하게 웃으며 머리를 한번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하지만 안중헌의 안색이 순간 변하더니 의문에 가득 찬 눈빛으로 서준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 사람이 신의라고요? 한 장군님, 이렇게 젊은 의사분을 데려와서 저희 할아버지를 치료하게 하다니요? 너무 가볍게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요?”이 말을 들은 서준영의 마음이 조금 불편해졌다.‘내 의술을 못 믿는 거네.’하긴 옆에 서 있는 열댓 명의 의사는 모두 백발이 성성했는데 그들에 비하면 그는 너무 어렸다. 믿지 못해도 이해가 가긴 했다.안윤아가 눈살을 찌푸리며 앞으로 걸어가 안중헌의 팔짱을 끼고는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작은오빠, 이 사람 의술은
서준영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그가 지금 이 자리에 온 건 안호철 어르신을 봐서 온 것이었다. 그저 어르신이 평소 친근하게 대해주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였다.안 씨 일가에서 자신을 반겨주지 않는다면 여기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서준영은 잔잔하게 웃으며 인사했다.“그렇다면 전 이만 가볼게요.”이렇게 말하고 서준영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한성균이 다급하게 서준영을 말리며 사과했다.“서 신의님, 미안해요. 이런 상황일 줄은 나도 몰랐어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줘요. 작은 도련님 다시 타일러 볼게요.”이렇게 말하더니 한성균은 안중헌에게 다급하게 말했다.“작은 도련님, 서 신의님 제가 데려온 사람입니다. 무슨 문제 생기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수장님 좀 만나게 해주세요!”“흥!”안중헌이 콧방귀를 끼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한 장군님, 전에 할아버지 극진하게 모셨기 때문에 이번 일은 더 이상 묻지 않을게요. 근데 할아버지 진료는 꿈도 꾸지 마요.”“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이미 시내에 있는 송 신의 모셔 오라고 했으니 거의 도착할 거예요. 그러니 저 서 신의는 필요 없어요. 돌아가세요.”‘송 신의, 송강호?’한성균이 멈칫하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강운시에서 제일 유명한 신의였다. 저승사자도 피해 간다는 송강호였다.옆에 서 있던 명의들도 안중헌의 말을 듣고는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더니 하나둘 앞다투어 물었다.“송 신의님이 오신다고요? 와, 하늘이시여, 안 씨가 그 어르신을 불러낼 수 있다니.”“송 신의가 온다고 하니 어르신도 이제 곧 일어나시겠네요.”“빨리, 빨리 준비해야겠어요. 이따 송 신의님 오시면 잘 모셔야지. 혹시라도 어르신께서 이곳저곳 짚어주시면 우리 의술도 일취월장하지 않겠어요?”순간 명의들이 흥분하며 들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준영은 오히려 미간을 찌푸렸다.송 신의라는 이름을 여러 번 들어보긴 했지만 만나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전해 들은 바로는 의술이 뛰어나 보였다. 이는 서준영을
사기꾼?!방은호의 한 마디에 열댓 명의 명의들은 물론이고 안중헌과 한성균도 의문 가득한 얼굴로 서준영을 바라보았다.그 송 신의의 제자가 자신의 입으로 서준영이 사기꾼이라고 했는데 거짓말일 리가 있겠는가?그 순간 안중헌의 얼굴이 차갑게 굳더니 당장이라도 서준영을 밖으로 끌어내고 싶었다. 한성균도 식은땀을 잔뜩 흘리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서준영의 의술을 분명히 뛰어난데 왜 갑자기 사기꾼이 되어버린 거지?그때 송강호가 얼굴을 굳히더니 방은호를 훈계했다."방은호 선생 이게 무슨 무례한 짓인가!"방은호는 손가락으로 서준영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해명했다."사부님, 저 자가 바로 일전 제가 얘기했던 서준영이라는 자입니다. 그 입만 산 사기꾼이요!"그 말에 송강호가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거기 젊은이, 자네가 바로 내 제자의 의사 가운을 평생 벗게 한 사람인가?"서준영이 옅게 웃으며 예의를 갖춰 인사했다."처음 뵙겠습니다, 어르신. 네, 제가 맞습니다."송강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수염을 매만지며 웃었다."젊은이, 이 늙은이 얼굴을 봐서 그 내기 취소해 줄 수 있겠나?""그럼요."서준영이 말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송강호는 제자가 수모를 당했는데도 예의를 갖춰 얘기했다. 하여 서준영 역시 쉽게 알겠다고 한 것이었다.그때 하인이 안에서 달려와 큰소리로 외쳤다."작은 도련님, 어르신께서 위독하십니다!"그 말에 안중헌이 다급하게 송강호를 불렀다."송 신의님, 빨리 우리 할아버지 좀 구해주세요!"송강호도 사태의 다급함을 알았는지 빠른 걸음으로 안중헌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따라가서는 방문 근처에서 그저 고개를 들어 안을 쳐다볼 뿐이었다.방 안, 창백한 얼굴로 겨우 숨이 붙어있는 듯한 안호철의 옆에는 피를 토한 듯한 자국도 보였다.송강호는 안호철의 맥을 짚어보고는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인파 속에 있던 서준영은 단번에 안호철이 곧 죽게 될 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