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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형도 형수도 앞으로 조용히 지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허씨 가문의 차세대 가주가 바로 허안강이라고 모두가 알고 있다.

진철이 아직 죽은 건 아니지만 천운시에만 머물러 있어 거의 모든 일을 허안강이 관리하고 있다.

이 또한 허승재가 막무가내로 눈에 뵈는 것 없이 기고만장하게 움직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명문대가에서 상속자 자리를 중심에 두고 싸우는 이야기가 빠지며 섭섭하다.

허씨 가문 둘째인 허안문은 바로 이번 기회를 빌려 가주의 자리를 빼앗아 오려는 것이다.

다만 단도직입적으로 의사를, 욕심을 밝힌 것이 아니라 진철에게 계속 머물라고 하고 허안강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럼, 허안강에게는 더 이상 가주를 물려받을 기회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안문아, 너 그게 무슨 뜻이야?”

허안강은 그의 말을 듣고서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분노하며 물었다.

“제가 뭐 잘못 말했어요? 형님이 오냐오냐 키운 아들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러게 가정 교육에 좀 신경 쓰지 그랬어요. 아버지께서 단호하게 결정 내리시지 않았더라면 우리 가문도 뒤엎어졌을 거라고요. 우리 가문을 다시 아버지 손에 넘겼으면 하는 게 뭐가 잘못됐어요?”

허안문이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

“맞아요. 저도 찬성해요.”

“어르신께서 맡아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형님, 일단 좀 잠자코 계세요. 윤도훈 그놈이 우릴 좀 잊고 나서 다시 얘기하죠.”

다른 이들고 잇따라 맞장구를 쳤다.

진철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허안강을 향해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안강아, 네가 그동안 맡았던 모든 일은 일단 그만두거라. 안문이 한데 넘기고 넌 네 아내 데리고 여행이나 가든지 하거라.”

진철의 말을 듣고서 허안강과 배정옥의 얼굴은 비할 데 없이 굳어졌다.

‘넘겨?’

권력이라는 건 일단 손을 떠나면 다시 손에 넣기 힘든 것이다.

허안강은 가문 내에서 자기 세력을 잃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들인 허승재가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려서.

...

같은 날 오후.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허안강과 배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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