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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

선우는 아무 말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우진을 한참 바라보다가 매정하게 말했다.

“당장 나가세요.”

하지만 우진은 덤덤한 표정으로 안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대표님, 잊으셨나 보네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회장님이 제게 대표님 곁을 24시간 지키라고 분부하셨다고요.”

두려울 게 없다는 듯한 우진의 모습에 선우는 그를 차갑게 쏘아보더니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선우가 사라지고 나서야 우진은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

선우네 집에서 나온 윤아는 차에 오르고 나서 쭉 창밖만 내다봤다. 수현은 윤아의 옆모습만 볼 수 있었고 그녀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가끔 옆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이내 다시 고요해졌다.

그런 윤아를 보고 수현이 말했다.

“내일 다시 오자.”

창밖을 보며 멍을 때리던 윤아가 이 말을 듣고는 멈칫하더니 이내 반응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

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보고 싶지 않을 이유는 없어. 너를 만나주려 하지 않는다면 아마 너를 다시 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럴 거야.”

“…”

윤아는 조용히 수현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아마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거야. 오늘 만나주지 않으면 내일 만나고 내일도 만나주지 않으면…”

윤아가 대뜸 수현의 손을 잡았다.

“됐어.”

윤아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수현의 손을 잡고 있는 힘도 매우 약했다. 수현은 그 손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나를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데 일단은 오지 말자.”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넌 계속 마음이 불편할 거잖아.”

윤아는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

“내가 불편할 게 뭐가 있어. 선우랑 만나는 것도 아닌데. 비록 지금 회장님이 가둬두시긴 했지만 무사하니 나도 좋아.”

적어도 소송에 걸리거나 구치소에 들어갈 필요 없이 사적으로 화해하기로 했으니 앞으로의 인생에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전에 선우를 보러 올 때 혹시나 그런 곳에 갈까 봐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었다.

윤아에게 있어서 이런 결과를 본 것으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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