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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놀러 나왔는데 한잔 마셔요.”

시끌거리는 가운데 윤아의 서늘한 시선이 강훈에게 향했다.

“제가 당신과 놀러 왔습니까?”

윤아의 말에 강훈의 입가의 웃음기가 살짝 걷혔다. 예전 같았으면 수현의 체면을 봐서 몸을 사렸을 것이지만 최근 들려오는 윤아에 대한 소문에 다시 그녀를 탐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고개를 쳐들었던 것이다.

생각 끝에 강훈이 다시 입꼬리를 올리더니 윤아의 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들고 말했다.

“심 비서님. 일 때문이라 해도 이렇게까지 진지할 필요가 있나요? 그동안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얻은 게 뭐가 있다고? 그 자식은 심 비서님 보는 앞에서도 당당하게 그 여자를 회사에 들였다죠? 이렇게 된 마당에 자기 앞길 생각이나 해야 하지 않겠어요?”

오늘 강훈이 지나치게 건방지다 했더니 그 소식을 듣고 온 탓이었구나. 윤아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강훈을 한 눈 봤다. 비록 입을 열어 말하지 않았지만 그 눈빛은 이미 그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수현 씨와 내가 헤어진다고 해도 너한테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윤아의 눈빛에 강훈은 하마터면 얼굴이 굳어버릴 뻔했다.

윤아는 한 번도 강훈을 눈에 담은 적이 없다. 그녀의 집이 망했을 때도 강훈이 기를 쓰고 윤아를 꼬셔보려 해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또 이런 눈빛으로 날 보네요.”

강훈이 불쾌한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심윤아. 심씨 가문도 망한 마당에 진수현한테 빌붙어서 그 자리에 있는 주제에 당신이 뭔데 날 무시해? 아직도 예전에 떵떵거리며 살던 부잣집 아가씨인 줄 아나 봐?”

강훈은 수현만 못한 남자다. 만약 그런 그가 윤아를 얻게 된다면 절대 수현처럼 만족할 줄 모르고 다른 여자를 회사에 들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눈앞의 이 여자는 대체 왜 좋은 줄 모르는가 말이다!

심지어 강훈이 눈앞에서 화를 내는데도 여전히 덤덤하고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윤아.

“말해봐요.”

강훈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여기서 말하길 바라요?”

“그래요.”

윤아가 드디어 반응을 보이자 강훈의 눈이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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