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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그녀의 옆자리는 차가웠다.

심윤아는 빨간 입술을 깨물었고 눈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아침 일찍 도우미가 음식과 국 한 그릇을 가져왔다.

그녀는 세수하고 나와 강한 한약 냄새를 맡더니 눈썹을 찌푸렸다.

“사모님, 이 약은...”

심윤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까칠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이 약을 다시 달여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요? 왜 또 가져왔어요?”

평소에는 온순한 그녀였지만, 그녀의 갑작스러운 까칠함에 도우미는 놀랐다.

심윤아는 말을 마친 후 자신이 좀 까칠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고 손을 올려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미안해요.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서요. 약은 갖고 내려가세요.”

도우미는 약을 가지고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부엌으로 돌아오자, 집사는 도우미가 약이 가득 담긴 그릇을 도로 가져온 것을 보고 나이 든 얼굴에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작은 사모님은 계속 약 안 드시겠다고 하셔?”

도우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했다.

집사는 도우미의 불만스러운 말투를 듣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작은 사모님께서 평소에 우리를 어떻게 대하는지 잘 알고 있잖아? 오늘은 작은 사모님께서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러셨을 거야. 이런 일로 작은 사모님께 안 좋은 감정을 가지지 마.”

집사의 엄격한 지시를 들은 도우미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이런 일로 작은 사모님께 안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작은 사모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사모님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사모님이라고? 그런데 어제는 다들 도련님이 좋아하는 사람은 강소영이라고 하지 않았나? 아니면 그들의 사모님이 곧 교체되는 것일까?’

도우미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 아직도 약 안 마시려고 해요?”

집사와 도우미는 잠시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도련님...”

진수현은 정장 재킷을 팔에 걸치고 손에 차 키를 들고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는 아침을 먹고 회사로 가려던 참이었다. 지나가다가 도우미가 약이 가득 담긴 그릇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멈춰서서 물었다.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련님.”

그러고 나서 집사는 다시 뭔가 생각이 나서 물었다.

“도련님, 이 약의 효능이 무엇입니까?”

진수현은 항상 약을 먹지 않는 심윤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제도 약을 마시지 않았는데, 오늘도 약을 마시지 않는 이유가 뭘까?’

“해열제에요.”

‘해열제였다니...’

집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집사는 사모님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 해열제라 별 큰 문제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옆에 있던 도우미는 그것이 해열제라는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 그는 별생각 없이 입을 열었다.

“해열제였군요. 깜짝 놀랐어요. 저는 또...”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우미는 집사와 진수현의 시선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그제야 도우미는 자신이 다음에 하려던 말은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즉시 말을 바꾸고 진수현에게 미소를 지었다.

“사모님께서 괜찮아지셔서 다행입니다.”

“무슨 뜻이에요?”

진수현은 항상 예리했다. 그는 도우미의 끝나지 않은 말에 엄청난 정보가 담겨 있다는 것을 즉시 눈치챘다.

“똑바로 말하세요!”

도우미는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에 놀라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어제 욕실 쓰레기통을 정리하다가 병원 진단서 같은 걸 봤습니다.”

이 말을 듣고 진수현은 위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무슨 진단서요?”

도우미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정확히 보지 못했습니다. 찢어지고 비에 젖어 있어서 정리하다가 우연히 진단서에 적힌 몇 글자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진수현이 물었다.

“어디에 있어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860922
우연히 보게됐는데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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