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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수현은 집에서 나온 뒤, 친구 두 명을 불러 술집에 갔다.

그는 한잔 또 한잔 빠르게 마셨다. 술이 아니라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신다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수현을 옆에서 지켜보는 김양훈과 고석훈도 무척 놀랐다.

“말려봐.”

양훈은 석훈에게 눈치 주며 말했다.

그러자 석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내가 말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양훈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미 너무 마셨어. 이러다간 몸에 안 좋을 수도 있어.”

이 말을 듣자, 석훈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서로 눈을 마주치자마자, 두 사람은 동시에 일어나 수현을 말리기 시작했다.

“현아, 됐어. 그만 마셔.”

“취하겠다 작정하고 마시는 건 알겠는데 이 정도까지만 해. 너 그러다가 뻗어.”

그들은 말리고 있긴 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말뿐이었고, 감히 수현의 몸에 손대진 못했다.

이런 말을 듣자, 수현은 피식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는지라 그의 눈가는 붉어졌고 얼굴엔 불쾌하다는 기색으로 가득했다.

“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석훈이 눈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강소영도 돌아왔잖아. 빨리 가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지는 못할망정, 왜 술이나 퍼마시고 있는 건데.”

양훈은 오히려 알 것 같다는 어투로 말했다.

“내가 보기엔, 소영이 돌아온 게 문제야. 그래서 이렇게 된 것 같아.”

석훈은 처음엔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고 나니 금방 양훈의 뜻을 알아챘다. 그는 놀라서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물었다.

“설마...”

양훈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런 양훈을 보며 석훈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러겠네. 소영이가 돌아왔으니, 수현이 저 자식 심윤아와 이혼하겠지? 꽤 오랫동안 함께 살았을 텐데 이렇게 이혼하자니 조금 아쉬웠을 거야.”

두 사람이 이렇게 한마디씩 주고받고 있을 때, 수현이 갑자기 머리를 홱 돌리더니 석훈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석훈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말을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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