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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헐!”

석훈이 놀라 탄식을 내뱉었다.

“뭐야! 취한 거야? 진짜?”

탁자에 뻗어있는 수현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잠든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것 같아.”

양훈이 말했다.

“와 진짜, 아까 나보고 명령하냐고 물을 때 취하지 않은 줄 알았거든? 그래서 언제 주량이 이렇게 늘었지 하고 얼마나 속 졸였는데. 역시 취한 거였어.”

이 말을 마친 뒤, 석훈은 수현이 취했답시고 아까 위협당한 복수를 원 없이 했다. 양훈은 이런 석훈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한마디 했다.

“너 그러다 현이 정신 차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죽고 싶냐?”

그러자 석현이 급히 멈추었다.

“이제 어떡해? 집에 데려다줘? 아니면...”

말을 마치고 석훈은 뭔가 좋은 수가 떠올랐다는 듯 두 눈이 밝아졌다. 그는 수현의 안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찾아냈다.

“야아.”

석훈이 작게 탄식했다.

“진수현 정신 말짱할 때 언제 저 자식 핸드폰을 가져가겠어. 핸드폰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내 여신님과 톡 했는지, 한번 봐 볼까.”

소영은 석훈의 여신님이었다. 물론 외모나 성격에만 해당하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들 소영과 수현 사이의 이상야릇한 감정의 기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석훈은 더 이상 넘보지 않았었다.

석훈은 원래 두 사람 채팅 기록을 훔쳐보려 했지만, 버튼을 누르자마자 화면이 큰 손에 가려지는 바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석훈은 고개를 들어 양훈과 눈을 마주쳤다.

“친구라고 해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야지.”

그랬다. 양훈은 늘 듬직했고 성실했다.

“알고 있어, 프라이버시. 농담 좀 한 거 가지고, 참.”

“핸드폰 줘 봐.”

양훈은 석훈을 향해 손을 뻗었다. 석훈은 비록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건넸다.

“뭐 하려고?”

“현이 가족에게 전화할 거야.”

양훈은 카카오톡에서 나가고 주소록에 들어갔다.

“가족? 누구?”

“심윤아.”

석훈의 어리둥절한 물음에 양훈이 답했다.

이 말을 듣자, 석훈은 불만 있다는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왜 심윤아에게 전화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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