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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의사와 정윤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우가 덤덤한 표정으로 의사를 쳐다보고 있었다.

“먼저 약부터 처방해요.”

의사는 선우의 개인 의사로 지낸 지 꽤 오래되었기에 서로 친하지는 않아도 서먹한 사이는 아니었다.

선우의 말에 의사는 잠깐 침묵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제가 끼어드는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아까 제가 한 얘기 다 들으셨죠? 환자분은 아무 병이 없어요. 그런데 무슨 약을 처방하겠어요? 약을 잘못 먹으면 오히려 문제 될 수 있어요.”

선우가 차가운 표정으로 의사를 쳐다봤다.

“마음의 병이라면서요. 그럼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처방하세요.”

“그게… 제가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어찌 알까요?”

옆에 서 있던 정윤도 이 광경에 넋을 잃었다. 선우가 윤아를 많이 챙긴다고 생각하던 정윤이었다. 의사도 윤아는 마음의 병이기에 약을 먹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선우는 자꾸만 의사에게 약을 처방하라고 요구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대표님, 의사 선생님 말씀은 윤아님이…”

“정윤 씨가 끼어들 자리는 아닌 거 같은데?”

하지만 정윤이 말끝을 맺기도 전에 선우가 매몰차게 잘라버렸다.

선우가 차가운 표정으로 정윤을 쏘아봤다.

“이제 정윤 씨가 도울 일은 없으니 나가주세요.”

정윤은 윤아가 걱정되는 마음에 몇 마디 덧붙였다가 선우에게 쫓겨나고 말았다.

정윤은 입을 앙다문 채 어딘가 내키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분명 의사가 윤아의 상황을 명확하게 얘기해줬는데 선우가 계속 이렇게 나온다는 건 윤아를 해치겠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윤아가 자신을 꽤 잘 챙겨줬던 게 생각나 정윤은 자기도 모르게 윤아의 편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의사가 이때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일단 약을 처방해 줄게요.”

“선생님!”

이를 들은 정윤이 놀라서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물었다.

“아까 분명…”

“대표님 말씀 못 들었어요? 약 처방하라잖아요.”

“…”

정윤은 할말을 잃었다.

선우만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의사도 미친 것 같았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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