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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윤아의 말에 선우가 티 나게 멈칫했다.

선우는 그렇게 몇초간 반응하더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거였구나. 갈 힘이 없어? 내가 안아다 줄까?”

“그걸 내가 원할 거라고 생각해?”

윤아가 대꾸했다.

이 말에 선우의 눈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하긴, 네가 그럴 리 없지. 다른 사람 불러줄게.”

이 말을 뒤로 선우는 잽싸게 방에서 나갔다. 아마 윤아가 오래 참는 게 힘들까 봐 그러는 것 같았다.

선우가 나가고 나서야 윤아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을 일으키려는데 손에서 아픔이 전해졌다. 고개를 숙여 확인해 보니 손에 바늘이 꽂혀 있었다.

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냥 몸이 너무 힘들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의식을 잃고 만 것이다.

아마도 쓰러진 게 아닐까 싶었다. 쓰러진 윤아를 발견한 정윤이 선우와 의사를 불러와 수액을 놓아준 거겠지.

윤아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몸을 일으키기엔 무리였다. 손이 아픈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몸은 물을 잔뜩 먹은 솜처럼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기어서 일어나는 데도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몇몇 도우미가 빠른 속도로 윤아에게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윤아님, 저희가 신발 신겨드릴게요.”

도우미는 얼른 쪼그리고 앉아 신발을 신겨주고 그녀를 침대에서 일으켰다.

“윤아님, 가요. 저희가 화장실로 모셔다드릴게요.”

윤아는 정말 까닥할 힘도 없었다. 누군가 부축해 주겠다고 하니 그게 동성이든 이성이든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화장실에서 나온 윤아는 몸이 한결 편안해진 것 같았다. 침대로 돌아와 누웠는데 정윤이 돌아왔다.

윤아가 깨어난 걸 보고 정윤은 매우 기뻐했다.

“윤아님, 드디어 깨셨네요.”

정윤을 본 윤아는 그제야 조금이나마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왔네요.”

도우미들은 정윤이 온 뒤로 줄곧 정윤만 바라보는 윤아의 모습에 더는 남아 있을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여 윤아에게 고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정윤은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윤아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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