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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윤아가 쉬려고 침대에 누운 걸 확인하고 나서야 정윤은 방에서 나왔다.

방 앞.

선우는 떠난 게 아니었다. 윤아가 자기를 보고 싶어 하지 않자 계속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인기척을 들은 선우가 정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까만 눈동자는 어느새 아무런 정서를 읽어낼 수 없이 차갑기만 했고 예전의 온화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 선우의 모습에 정윤은 화들짝 놀랐다. 그런 선우가 무섭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렇게 말했다.

“대표님, 윤아님 깼다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네.”

선우가 이렇게 대꾸하더니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상태는 어때요?”

정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윤아님 상태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에요. 아마도 장 선생님이 수액을 놓아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수액은 임시방편일 뿐이라고도 하셨죠. 길게 보면 윤아님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돌려놓아야 해요. 아니면…”

말끝은 굳이 맺지 않았다. 선우도 총명한 사람인지라 분명 알아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알아듣는 건 듣는 거고 그대로 진행할지는 의문이었다.

선우가 이내 차갑게 되물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 지적하는 거예요?”

정윤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

“대표님, 월급쟁이가 대표님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지적을 하겠어요. 저는 그냥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전달해 드리는 거예요.”

“아, 그럼 의사가 이렇게 전달하라고 시키던가요?”

“아니요. 장 선생님은 그저…”

“혹시 정윤 씨도 장 선생님처럼 윤아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들은 정윤이 자기도 모르게 되물었다.

“아닌가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한 정윤의 질문에 선우가 멈칫했다.

선우가 멈칫하는 걸 보고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한 정윤은 담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대표님, 정말 윤아님을 걱정하고 계신다면 이때 상담 받을 수 있게 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다 윤아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때는 늦어요. 제 말 언짢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다 사실이에요.”

이 말을 뒤로 정윤은 선우가 어떤 표정을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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