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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선우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꽤 오래 지났어도 우진이 선우 앞에서 죽음이란 단어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윤아에 관해서 말이다.

두 사람 모두 선우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여자였다.

하지만 선우의 어머니는 이미 죽고 없었다.

만약 윤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순간 선우의 눈빛이 요동치더니 우진을 매섭게 노려봤다.

“지금 뭐라고 한 거예요?”

선우의 살기등등한 눈빛에도 우진은 태연했다.

“대표님, 윤아님이 계속 이렇게 음식 섭취 없이 수액만 맞는다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

“…”

선우는 대답이 없었다.

“한 달? 근거가 없긴 하지만 사람은 뭔가를 먹지 않으면 얼마 못 버텨요.”

우진은 이렇게 말하며 선우가 보는 앞에서 핸드폰으로 검색하려 했다.

“그만해요!”

우진은 그 자리에 선 채 덤덤한 표정으로 성질을 내며 자리를 떠나는 선우를 바라봤다. 선우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우진은 핸드폰을 도로 넣었다.

선우에게 설득은 먹히지 않았다.

지금 우진이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최대한 부풀려서 들려주는 것뿐이었다. 선우 어머니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선우를 자극할 수 있다면 말이다.

우진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윤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다음에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죽으면 되돌릴 수 없으니 말이다.

선우는 홀로 서재에서 거의 8시간을 보냈다. 중간에 식사하라고 불러도 안에서 아무런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조급해 난 도우미들이 우진에게 달려가 물었다.

우진은 이렇게 대답했다.

“대표님은 기분이 안 좋으실 때 혼자 계시는 걸 좋아합니다. 방해하지 마세요.”

우진의 말에 도우미들은 자연스럽게 왜 선우가 서재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한 끼 굶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진짜 골치가 아픈 건 따로 있었다.

윤아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말은 없었지만 뭐만 먹으면 바로 토했다. 윤아 본인의 문제긴 했지만 선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주방이 일을 못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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