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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창문을 뛰어넘어 보고 싶은 사람

강주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나는 죽었다 깨나도 너한테 그런 생각이 들 리가 없어. 그러니 모욕을 자초하는 일은 그만둬. 내가 전에도 말했지, 이건 어디까지나 가짜 결혼일 뿐이라고. 어머니의 눈가리개 주제에 나대지 좀 마.”

강주환은 앞으로 한 발짝 걸어가더니 위험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협박했다.

“만약 어머니가 네 말을 듣고 찾아온 거라면 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일 중으로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봐. 안 그러면...”

강주환이 안효주와 결혼한 이유는 그녀가 꽤 고분고분한 연기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강주환은 언제든지 이 연극을 그만둘 수 있었다.

안효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세차게 머리를 흔들면서 말했다.

“저 진짜 아니에요! 믿어줘요, 주환 씨. 저는 어머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안효주는 아직 이 연극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비록 정식 부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고은희는 그녀를 완벽한 아내이자 며느리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성대한 결혼식까지 올렸으니, 그녀는 노력한다면 무조건 서류상의 부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지금껏 힘들게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고 연극을 끝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싫었다. 그래서 안효주는 주먹을 불끈 쥐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요, 주환 씨. 제가 날이 밝는 대로 어머님을 설득해 볼게요. 빨리 댁으로 돌아가시도록 안심도 시켜드릴게요.”

강주환은 만족스럽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안효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침대로 가서 이불 덮고 있어. 그 더러운 몸으로 내 눈앞에서 알짱대지 말고.”

“...”

안효주는 아무리 불만이 있다고 해도 강주환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벅저벅 침대 위로 가서 눕더니 자기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맸다. 눈빛에는 질투와 독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그래도 안효주는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아직 향초가 있었기 때문이다. 향초에 섞은 약이 향기와 함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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