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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진짜와 가짜의 전쟁

안효주는 약속과 달리 오만한 자세로 대충 사과했다.

“그날 제 차에 치인 사람이 성아 씨 아버지인 줄 몰랐어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달려들어서 제 차를 막아서는데, 범죄자와 만난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아무튼 사고를 낸 건 사실이니까 일단 사과할게요.”

윤성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뻔뻔한 표정의 안효주를 바라봤다.

“그것도 사과라고 하는 거예요? 교육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 있는 정상인이라면 이게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만약 안효주 씨가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제 아버지는 살 수 있었어요.”

윤성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언성을 높였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목숨이 그렇게도 우스워요? 안효주 씨가 도망친 다음에도 제 아버지는 살아 있었어요!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버둥거렸다고요! 비 오는 날의 길가에 혼자 남아 있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결국 빗속에서 목숨을 다하게 되었죠...”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윤성아는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목 놓아 소리를 질렀다.

“안효주 씨의 잘못된 선택으로 한 사람이 죽었어요! 안효주 씨가 제 아버지를 죽였다고요!”

윤성아는 절대 안효주를 용서할 수 없었다. 안효주 때문에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사랑해 주던 사람이 죽었으니 말이다. 이제는 윤정월에게 제대로 미움받고 집 없는 고아가 되기도 했다.

“미안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안효주는 또다시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말투도 표정도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성아 씨 아버지가 갑자기 뛰어들어 제 차를 막아서지만 않았어도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성아 씨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도 한참 됐죠? 합의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말만 해요. 지금 바로 계좌 이체를 해줄 수도 있어요. 돈을 받고 고소를 취하해 줘요. 알겠죠?”

“싫어요.”

윤성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돈을 원하지 않는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오직 양지강을 위해 복수하는 것뿐이었다.

너무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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