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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아빠를 구하러 갈래요

그녀는 휘둥그레진 까만 눈동자로 남기준을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명령이야! 이번에 나 혼자서 동남아로 갈 거야. 이제 준회 씨의 사람들과 만날 거야. 너는 여기에 남아서 할아버지와 나나를 잘 보살펴줘.”

남기준은 순순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네!”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지금까지 둘의 대화를 양나나가 전부 들었다는 것을. 물론 양나나가 문밖에서 몰래 들은 것은 아닐 것이다. 양나나가 문 앞에서 들었다면 청각이 예민한 남기준과 남서훈이 모를 수가 없을 테니.

이 서재에서 양나나가 모든 대화를 엿듣게 된 것은 양준회와 양나나가 전에 숨바꼭질을 할 때에 숨겨놓은 장난감 도청 장치 덕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어서 양준회와 양나나도 남서훈에게 얘기하지 못했었다. 비록 장난감 도청 장치지만 기능은 나쁘지 않았다. 몇 년 전에 장착했지만 아직도 멀쩡히 작동하고 있었던 덕분에 모든 대화 내용이 양나나에게 전달되었다.

순간, 양준회가 중독되었다는 소식에 양나나는 눈시울이 붉어 지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자, 까만 눈동자에서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남서훈이 서재에서 나와 양나나를 찾아갔을 때, 그녀는 이미 방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녀는 양나나에게로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상냥하고도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나나야, 아빠 쪽에서 조금 일이 생겼어. 그래서 엄마가 아무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

“나나가 기준 삼촌이랑 잠깐 할아버지 집에 가 있으면 안 될까?”

양나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요!”

그리고 양나나와 남기준은 남서훈을 배웅해 주면서 비행기에 타고 날아가는 모습까지 지켜보았다.

“아가씨, 이제 가시죠.”

“네.”

양나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떠났고 남기준과 차에 앉고 나서야 그에게 물었다.

“기준 삼촌, 할아버지 집 말고 먼저 우리집에 가요. 챙겨올 물건이 있어요.”

남기준은 별다른 의심 없이 차를 몰고 양나나를 별장까지 데려다주었다.

이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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