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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네가 여자였다니

세돌이의 표정은 냉담했다. 잘생긴 얼굴에서 아무런 표정도 읽을 수 없었다.

양나나의 말을 믿는지 안 믿는지도 알 수 없었다.

세돌이는 그저 놀랐을 뿐이었다. 그리고 까만 두 눈으로 양나나를 보면서 물었다.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왜 나한테 주는 거야?”

양나나가 히죽 웃었다.

‘이것은 아주 귀중한 물건이야. 돈으로도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야.’

하지만 양나나에게는 그렇게 귀중한 물건이 아니었다. 엄마가 양나나에게 많이 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만일 다른 사람이라면 절대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돌이는 달랐다. 양나나는 세돌이에게 꼭 주고 싶었다.

양나나가 웃을 때는 살구같이 동그란 눈이 반달이 되면서 아주 예뻤다.

아이의 새까만 두 눈은 밤하늘보다 더 진하고 유달리 빛났다. 양나나는 세돌이에게 말했다.

“이 알약들은 아주 귀중한 것이니 잘 간수해두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해. 여기에 딱 한 번 왔는데 너랑 나랑 아주 잘 맞는 것 같아. 어쨌든 우리는 앉아서 같이 하룻밤 잔 사이이고 훈련할 때 넌 날 도와줬어. 그리고 나와 함께 목숨 걸고 싸운 동지잖아. 또...”

양나나는 눈을 깜박였다. 두 눈에는 진심이 담겨있었고 그리고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난 널 좋아해. 그래서 이걸 주고 싶어.”

양나나는 그저 일곱 살짜리 아이일 뿐이다.

비록 아주 지혜롭고 착하고 아이큐도 높은 아이지만, 현재의 양나나로 놓고 말하면 좋아한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좋아하면 그저 좋아하는 것이다. 양나나가 엄마를 좋아하고 아빠를 좋아하고 강하성과 윤지안을 좋아하고 쌍둥이들 등등...

하지만 양나나가 이 말을 하자 세돌이는 흠칫하면서 놀랐다.

세돌이의 반짝이는 두 눈은 양나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마음속으로 이 말만 계속 반복했다.

‘난 널 좋아해, 그래서 이걸 주고 싶어.’

‘좋아한다고?’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세돌이가 기억이 있어서부터 그 누구도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자상했던 할머니도 좋아한다는 말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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