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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그의 입술에 키스를

양준회는 요 며칠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상처가 이미 짓무르고 감염되어 수일째 고열을 하며 컨디션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그의 얼굴은 백지장 같았고 몸 상태는 허약하다 못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남서훈이 가져온 약을 먹고는 정신이 눈에 띄게 돌아왔다. 그리고 또 어떤 약 가루를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짓무른 흉측한 상처 위에 부었는데, 겉보기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았지만 실은 마취 작용이 있어 양준회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였다.

남서훈은 이어 자기 몸에서 칼 한 자루를 더듬어 꺼냈다. 그건 아주 작고 날이 선 의료용 나이프였다.

용준의 부하는 그 칼을 보자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방어 태세를 갖췄다.

저렇게 예리한 칼로 만약 그의 목을 베려고 한다면 아마 금방 베이겠지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또 이내 생각을 달리하며 시름을 놓았다. 신의 손인 그녀가 저 하나 상대하는데 칼까지 쓸 필요가 있겠는가. 독을 쓰면 더 간편하고 쉬운 일일 텐데.

하지만 또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양준회를 이미 만났으니 그를 데리고 도망칠 생각으로 저한테 독을 쓰지 않을까? 도망가려면 필히 사상자가 생길 텐데 맨 처음 죽거나 다칠 자는 바로 자신이었다.

그는 설마,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의사라면 사람을 구하려는 어진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설마 비열하고 무고한 사람을 해치는 일을 할까. 만약 그렇다면 저 집안 조상님의 가르침과도 어긋나는 일이 아닐까... 하나 또 만일의 그게 아니면?

이런저런 추측과 걱정으로 용준의 부하는 미간이 심하게 좁혀졌다.

그는 두려운 마음에 즉시 남서훈한테 주의를 줬다.

“명의님, 비록 이미 양 사장님을 만나긴 했지만 여기 풍운파 구역에서 명의님 혼자 양 사장님을 데리고 무사히 빠져나갈 순 없어요. 당신 부하도 보스 손에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설마 명의님이 자기 부하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겠죠? 전 명의님 같은 분은 신용을 지킬 거라 믿어요.”

남서훈은 그에 대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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