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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기습 사건

그녀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는 아주 맑았고 깨끗하였지만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대표님은 이미 끝난 사이에요.”

고은희는 윤성아를 보며 말했다.

“그게 사실이니?”

“네, 사실이에요.”

윤성아가 계속 말을 이었다.

“저와 대표님은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에요.”

고은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주환을 보며 말했다.

“네가 말해 보아라. 정말이니?”

강주환은 고은희가 자신의 앞에서 죽는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성아 말이 맞아요.”

윤성아는 그 자리 그대로 서서 고은희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사과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받으셨겠지만, 앞으로 더는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윤성아는 바로 자리를 떠나버렸다. 강주환은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만 빤히 보았다.

“뭘 아직도 보고 있어? 저런 여자랑 끝낸 건 아주 좋은 일이야! 그러니까 너도 앞으로 찾아가지도 말고 효주 옆에 딱 붙어 있어. 효주야말로 너에게 가장 어울리는 짝이다! 네 미래 아내라고!”

한참 지난 후, 드디어 응급실 문이 열렸다.

강주환은 고은희의 휠체어를 밀면서 의사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고은희가 급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의사 양반, 우리 며느리는 어떤가. 배 속에 아이는...”

“며느님은 다행히 무사하십니다만... 병원으로 실려 올 때부터 출혈이 심했던 터라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는 살릴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유산된 아이가 남자아이라는 말에 고은희는 더욱더 속상하고 안타까워했다.

“주환이 너!”

고은희는 순간 혈압이 급상승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 네가 그 여자랑 끝내지 못해서 효주가 다친 거다. 내 손자를 죽인 거라고!”

그녀는 가슴이 점점 더 아파졌고 혈압도 올라가게 되었다.

강주환은 그런 그녀를 보며 말했다.

“어머니, 몸도 성치 않으신데 그렇게 화를 내시면 안 돼요. 일단 도우미한테 말해서 병실로 모셔다드리라고 할 테니까 쉬고 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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