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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8화

소희는 한 손으로 볼을 받쳤다.

“할아버지가 나를 춥다며 걱정해서 집 안의 난방을 너무 세게 틀어놔서 좀 답답해요. 밖이 더 좋아.”

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소희가 할아버지를 찾아오라고 알려주고 전화를 끊었다. 구택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샤워하러 갔다. 옷을 벗을 때, 뭔가를 떠올려 핸드폰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운성의 날씨를 확인해 보니 역시 비가 오고 있었다. 구택은 입술을 깨물고는 핸드폰을 끄고 욕실로 향했다.

하루 후

소희는 말리 연방 공항에서 나왔다. 오전 9시, 태양이 밝게 떠 있었다. 공항을 나오자 덥고 습한 공기가 덮쳤다. 맑은 날씨와 운성의 차가움이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소희는 모자를 눌러쓰고 서두르지도 않고 천천히 걸어갔다. 길가에 택시가 있었고, 소희는 영어로 통신하여 온두리까지 얼마나 가야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운전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너무 멀어서 갈 수 없어요.”

소희는 다른 택시 기사에게 물었다. 그 사람은 우리말을 할 수 있었지만 소희를 거절했다.

“가지 마세요, 아주 멀어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다른 차를 찾았다. 기사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경고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거기 가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소희가 대답하고 계속 걸어갔다. 길 건너편에 오픈카가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세 남자가 소희를 응시하며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 소희는 두 대의 택시를 더 찾아보았지만, 두 배의 요금을 제시하더라도 기사들은 거절했다.

네 번째 차한테까지 거절당한 후, 한 대의 오픈카가 “끼익” 소리를 내며 멈춰 섰고, 크게 울려 퍼졌다.

차를 운전하는 남자는 흑인이었고, 고무줄 머리를 하고 선글라스를 쓴 채 소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가씨, 우리도 온두리로 가는데 함께 탈래요?”

삼각주에는 한인이 굉장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소희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다른 두 명은 현지인과 백인인데, 백인은 소희를 응시하며 초대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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