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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1화

한 마리 키 큰 갈색 곰이 서 있었는데 두 눈은 멍하니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희는 천천히 일어나서 칼을 쥐고, 어둠 속에서 곰을 응시했다. 소희의 눈빛은 평온했고, 곰이 도발하지 않는 한 소희도 상처 주지 않을 것이다. 곰도 소희가 악의가 없다는 것을 느꼈는지, 소리를 내어 앉았다. 이에 소희도 앉아 어둠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곰은 계속 소희를 쳐다보며 약간 불만스러운 듯했지만, 다가오지는 않았다. 소희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으나 이때 번쩍이는 생각이 떠올라, 이해되었다. 소희는 바닥에 있는 짚을 가리켜 물었다.

“이거 네거야?”

소희가 말을 마치고 덧붙였다.

“한국어를 알아들을 수 있어? 알아들을 수 없다면 영어로 대화해도 괜찮아.”

곰은 아마 알아들었을 것이다. 코에서 “푸” 하고 불어들이며, 마치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내 말을 잘 알아듣고 있구나!”

소희는 약간 웃음이 나오려 했다. 곰은 다 나무 구멍에 사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짚 위에서 잠을 자는 거지? 그리고 소희는 실수로 곰의 굴을 차지한 모양이다. 소희가 일어나서 이 곰에게 자리를 양보하려고 했을 때, 곰은 다시 바닥에 있는 샌드위치 포장을 쳐다봤다.

이때 소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가방에서 티미라수를 하나 꺼내 곰에게 건넸다.

“먹고 싶어?”

곰은 앉아서 입을 찢고 킥하며 웃었고 소희가 말했다.

“자, 우리 합의하자. 내가 케이크를 주면, 너는 나에게 이 굴에서 한밤 자게 해줘.”

알아들었는지 곰이 끄덕였고 소희는 가볍게 말했다.

“정말로 영리한 녀석이네!”

소희는 포장을 열어 곰 앞에 케이크를 놓았다. 곰은 티라미수를 집어 들어 입에 넣고 기뻐하며 씹었다. 소희는 곰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더 꺼내 주었다. 그 후에는 짚에 누워 다시 자려 했다.

곰이 케이크를 다 먹자, 곰은 머리를 들었고, 짚 위에서 자고 있는 소희를 보았다. 곰은 감시탑의 다른 코너로 가서 땅바닥에 바로 엎드리고는 눈을 감았다.

다음 날 아침, 소희가 일어났을 때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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