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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5화

이에 남궁민은 비웃으며 말했다.

“라일락, 내가 당신을 깎아내리려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건 너무 주관적인 판단이거든.”

“아니요, 매우 객관적인 사실이에요.”

소희는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쓸데없이 이런 화제로 왈가왈부하지는 말죠. 제가 아까 말했던 것을 생각해 볼 시간을 줄게요.”

“생각할 필요 없어요!”

소희는 다시 남궁민의 말을 끊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요!”

말을 마치고, 소희는 남궁민을 지나쳐 위층으로 올라갔다.

“라일락.”

남궁민은 소희의 뒷모습을 집요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고 이건 결코 빈말이 아니에요.”

소희는 뒤돌아보며 말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서 필요가 없네요!”

그날 그 사당을 떠올리며, 오늘 남궁민이 자신을 보호해 준 것을 떠올리며, 소희는 남궁민의 감정을 경멸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정말 미안하지만, 당신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진심으로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찾길 바랍니다.”

남궁민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나는 이미 찾았다고 생각해요!”

“착각이라고 생각하세요.”

소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걸어가자 남궁민은 한숨을 쉬며 생각했다.

‘소희가 너무 조심스러운 걸까? 정말 남자친구가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소희를 혼자 온두리에 보낼 수 있었을까?’

남궁민은 소희를 여기에 두고 싶었고 소희가 자발적으로 남도록 만들 자신이 있었다.

문을 닫고 나서야 소희는 짜증난 표정을 지었다. 그날 임구택이 소희에게 남궁민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물었을 때, 소희는 확신에 차서 아니라고 대답했다.

‘남자들은 정말로 고통을 즐기는 거야?’

소희는 남궁민에게 한 번도 웃거나 좋아하는 표정을 지어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이에 대해 더 이상 다투지 않기로 했다.

소희는 옷을 챙겨 들고, 긴장이 풀린 표정으로 샤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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