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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작가: 금야

제1화

한밤중, 한소은은 깨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고 입이 말랐다.

오늘 저녁 그녀는 매우 기뻤다, 오랫동안 만들었던 향수 “첫사랑”을 드디어 성공했고, 내일 밤이면 대회에서 상을 받은 뒤 노형원과의 결혼이 일사천리로 준비될 것이다.

대학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5년 동안 연애를 했다.

자신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향수 연구에 몰두했으며, 노형원을 도와 회사를 키우고 성공하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술을 몇 잔 들이켰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물을 마시려고 일어나자, 옆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아파트에는 그녀 혼자 세 들어 살고 있었고, 노형원은 가끔 와서 머물렀지만 항상 옆방에서 잤다.

그 소리를 듣자 한소은은 그가 몸이 불편한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서 듣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원아, 우리 이러면 한소은이에게 들리지 않을까?”

남자의 목소리는 선명하진 않았지만, 그녀는 노형원의 목소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순간 그녀는 온몸이 오싹해졌다, 몇 년 동안 향수 연구 때문에 불면증을 앓아 약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그녀는 이미 수면제에 면역이 생겼다.

“내일 신제품이 상을 받으면 내가 바로 고급 조향사가 되니까 이 업계서 자를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되면 투자도 많아져서 네가 고를 수 있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집해도 상관없는데 한소은 한 명이 무슨 상관이야?”

문 앞에 서 있던 한소은은 주먹을 꽉 쥐었고, 그녀는 그것이 강시유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대학 친구와 약혼자와의 관계가 수상하다는 소문은 이미 돌고 있었지만, 집요하게 그를 믿었고 현실은 그녀에게 비수를 꽂았다.

“내 회사까지도 네 이름을 썼어, 내가 널 얼마나…..사랑하는지 알지? 한소은은 널 위한 발판일 뿐이야. 신예 대회에서 너만 아니었으면 내가 한소은의 레시피에 손을 댔을까?”

“너 그 애 이름 부르지 마. 빨리 말해, 날 사랑하는 거야 그 애를 사랑하는 거야?”

강시유의 목소리는 원래도 부드러웠지만, 그녀는 버터를 바른 듯 느끼하게 말을 늘어뜨리자 듣기만 해도 사람을 자극했고, 한소은의 귀에는 특히나 거슬렸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눈을 크게 치켜떴으며 문짝을 뚫고 그들을 똑똑히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다음으로 들려오는 소리는 정말 토할 것 같았고, 한소은의 가슴은 찢기는 듯했으며 뛰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을 겨우 억눌렀다.

그녀는 자신이 모든 것을 건 결과가 이럴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3년 전 그녀는 도내 조향 대회에서 유명세를 치렀고, 당시 환아 같은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지만 노형원이 막 창업을 시작해 모두 거절하고 그를 보필하는 데 전념했다.

하지만 2년 전, 그녀가 다시 큰 대회에 출전했을 때 향수에 문제가 생겨 “코 없는 조향사”라는 조롱을 당했었다.

그녀는 당시 무엇이 잘못됐는지 매우 궁금했고, 그때 노형원은 계속 그녀의 곁을 지키며 그녀를 막후로 보낸 뒤 모든 대회와 공개석상에 강시유를 내보냈다.

그녀는 그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자신은 다른 사람의 손에 놀아났던 것이다.

당초 그는 회사를 “시원 웨이브”이라고 지었고, 영문으로는 S.Y Wave였다. 그는 파도의 시원함을 표현한 거라고 설명을 했으며 그녀는 그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강시유와 노형원의 약자였던 것이다.

그들은 은연중에 그들의 사랑을 과시하고 있었지만 한소은만 성공의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니, 정말 바보 같았다!

가슴 가득 차 있던 분노는 마침내 냉정함으로 바뀌었고, 한소은은 밤새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이 밝을 무렵에야 쓰레기 같은 남녀 두 쌍이 떠나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곧장 일어나 방을 샅샅이 뒤졌고, 금박을 입힌 명함을 찾아냈다.

3년 전, 환아의 대표인 김서진이 그녀에게 직접 명함을 건넸고, 전화번호가 그대로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꼭 쥐었고, 전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긴장하며 말했다.

“대표님, 저 한소은입니다.”

몇 초간 침묵이 흐르다 전화가 끊기지 않자 그녀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3년 전 도내 조향 대회에서 저희가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대표님께서 저한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저한테 창업 아이디어가 하나 있는데, 대표님께서 혹시 관심이 있으실까 해서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김서진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일 아침 9시에 제 사무실로 와서 얘기하죠.”

그가 전화를 끊으려는 듯한 느낌이 들자 한소은은 급하게 말을 꺼냈다.

“잠시만요……대표님, 내일은 제가 안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떠세요? 그리고 사무실은 좀 불편해서 장소를 옮겨도 될까요?”

그녀는 매우 다급하게 말해 말을 마친 뒤에는 땀까지 흘렸다.

환아는 국내 화장품 및 스킨케어 업계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사업 범위가 넓고 자본이 매우 많은 회사다.

김서진은 환아의 대표로 상업계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시간을 내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했지만, 그녀는 시간과 장소를 또다시 흥정하려 하다니, 매우 대담했다.

하지만, 정말 다른 방도가 없었다.

신제품 발표회 겸 향수 콘테스트는 오늘 밤에 시작하는데, 내일 다시 얘기하게 된다면 너무 늦다.

그리고 회사에 가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쉬워서 그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녀는 휴대폰을 꽉 쥐며 호흡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고, 최후의 승부로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무려 3분 동안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고, 한소은은 자신이 거절당한 줄 알았을 때 김서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습니다. 30분 뒤, 화원로 카페에서 보죠.”

“감사합…….”

한소은의 감사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다시 말을 덧붙였다.

“신분증이랑 가족관계증명서 들고 오는 것도 잊지 마세요.”

“네?”

김서진이 전화를 끊었다.

한소은은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의심했지만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었다.

재빨리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

다행히 화원로는 그리 멀지 않아서 그녀는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카페에 들어가려는데 어떤 사람이 그녀를 불렀다.

“한소은 씨?”

상대방은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녀는 누군지 알지 못했다.

“저희 대표님께서 장소를 옮겨서 얘기하길 원하십니다.”

그가 손으로 방향을 가리켰고 한소은은 그의 손을 따라 쳐다보자, 검은색 리무진 한 대가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알 수 있었다.

망설임 없이 차를 향해 걸어가자 운전사가 밖에서 차 문을 열어 주었다.

밖에서는 차 안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가늘고 긴 다리와 번쩍번쩍한 구두는 볼 수 있었다.

한소은은 허리를 굽혀 차에 탔고, 차 안에는 냉기가 맴돌았으며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며 눈을 들어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저는……”

“요점만 말하세요.”

그는 여전히 짧게 한 마디를 내뱉었고, 한소은은 말을 뚝 그치며 그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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