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98화

“지금 기회를 주는 거야. 나랑 말할 기회. 나중에 말하고 싶을 때 이런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프레드는 소은을 바라보며 승리자의 미소를 지었다.

그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린 소은은 차가운 눈빛으로 프레드를 봤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고 숨을 내쉬었다.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이 지경이 됐는데도 현실을 못 받아들이는 거야? 아니면 순진하게 누가 구해주러 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프레드는 고개를 돌려 소은을 바라보며 감개무량해서 말했다.

“사실, 상황만 아니면 나도 너 엄청 마음에 들어. 너 같은 인재 보기 드물다는 것도 인정하고.”

낮은 한숨을 내쉰 소은은 벽을 보며 끝내 입을 열었다.

“나도 궁금하네. 너의 여왕 폐하가 정말 네 진짜 모습을 모르고 너를 믿고 있는 건지, 아니면 네가 오히려 여왕의 그물 속에 잡혔으면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프레드는 그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굳어진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린 채 소은을 바라봤다.

“무슨 뜻이지?”

“별 뜻 아니야. 너는 네가 아주 총명하다고 생각하지? 자기가 남들보다 한참 우위에 있고 모든 게 네 손에 있는 것 같지?”

소은은 다시 고개를 돌려 프레드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 프레드는 왠지 불쾌해졌다. 무덤덤하면서 경멸 섞인 소은의 눈은 마치 저를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았으니까.

프레드는 지금껏 자기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었다. 여왕 폐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저를 존경하고 무서워했으니. 심지어 싫어하는 사람조차 항상 그를 두려워해 왔다.

‘그런데 저 눈빛은 뭔데? 연민? 내가 누구 연민이나 받을 처지야?’

분노를 마음속으로 삭이며 프레드는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우리 사이 이간질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내가 언제 이간질했다고 그래?”

소은이 되물었다.

“나는 그저 네 속내를 들추어낸 것뿐인데.”

“웃기고 있네. 내 속내라니!”

프레드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방금 전보다 풀이 많이 죽었다는 게 눈에 띌 정도로 선명했다.

소은은 싱긋 웃으며 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